일본이 2025년 말 기준 대외 순자산 규모에서 중국에 밀리며 세계 3위 채권국으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일본의 대외 순자산 자체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중국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고 독일도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일본의 순위는 1년 만에 다시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2026년 5월 26일 전한 내용과 일본 재무성 발표를 보면, 일본의 대외 순자산은 지난해 말 561조8천억엔으로 집계됐다. 원화로는 약 5천332조8천억원 규모다. 대외 순자산은 한 나라의 거주자가 해외에 보유한 자산에서 외국인이 그 나라 안에 가진 자산을 뺀 값으로, 한 국가의 대외 재무 체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쓰인다. 여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 효과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단순한 해외 투자 규모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번 순위 변동의 핵심은 중국과 독일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다. 중국의 대외 순자산은 지난해 말 636조3천억엔으로 일본을 앞질렀고, 독일은 675조5천억엔으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일본 재무성은 두 나라의 순자산 확대 배경으로 무역 흑자에 기반한 경상수지 흑자를 들었다. 쉽게 말해 해외에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팔아 벌어들인 돈이 누적되면서, 대외 자산이 빠르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반면 일본은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일본 주식 가치가 크게 뛰었고, 그만큼 일본 입장에서는 대외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계산됐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지난해 26% 상승한 점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일본 기업과 금융시장의 가치가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대외 순자산 순위만 놓고 보면 외국인의 일본 자산 보유액 증가가 순자산 증가 폭을 제약한 셈이다.
일본은 원래 세계 최대 채권국이었지만 2024년에 34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에도 뒤처졌다. 이는 국제 자금 흐름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수출 경쟁력과 경상수지 구조, 자산시장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가별 대외 건전성의 순위도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무역수지와 환율, 각국 증시의 방향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