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가 27일 국내 증시에 처음 대거 상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상품 구조와 유동성 경쟁력을 앞세워 본격적인 투자자 확보전에 들어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한 8개 운용사는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을 상장한다. 이 가운데 14개는 레버리지, 2개는 인버스 상품으로, 해당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배수로 반영하는 구조라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꺾이면 손실도 빠르게 불어나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덱스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소개했다. 두 상품의 설정액은 총 2조4천억원으로, 삼성전자 1조665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 1조3천665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현물과 선물을 함께 활용하되 선물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춘 현물형 구조와, 설정·환매 때 현금 대신 기초자산 주식을 직접 주고받는 현물납입 방식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 방식은 투자자가 기초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증권거래세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현금납입형과 비교하면 연 1.1~1.4% 수준의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총보수는 연 0.29%로 경쟁사보다 높은 편이지만, 숨은 거래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지정참가회사 25개, 유동성공급회사 15개를 확보해 매수·매도 호가 간격, 즉 스프레드를 좁히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날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타이거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설명회를 열었다. 상장 규모는 삼성전자 5천970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 7천470억원 등 총 1조3천억원이다. 이 상품은 현물 레버리지 구조이면서도 현금납입형으로 설계됐고, 총보수는 연 0.0901%다. 지정참가회사와 유동성공급회사는 각각 19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금납입형이 유동성공급회사에 거래세와 보유세 부담을 덜어줘 더 촘촘한 호가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투자자가 시장에서 상품을 사고팔 때 더 유리한 가격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 회사는 특히 외국인 자금 유입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초기 설정 규모는 총 3천290억원으로, 국내 상장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의 정책적 배경 가운데 하나가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있었고, 국내 투자 수요를 해외 상품에서 국내 시장으로 끌어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전체로 보면 이번 상장은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지수 중심에서 개별 종목 중심의 초단기 매매 상품으로 한 단계 더 넓어졌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날 별도 안내자료를 통해 투자 위험을 강하게 경고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적은 자금으로도 손실이 확대되는 지렛대 효과가 있고,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할수록 수익률이 깎이는 음의 복리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하면 일반 상품의 손실은 4%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40% 하락 후 40% 상승 과정을 거쳐 16% 손실이 남는다. 특히 이런 상품은 하루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돼 장기 보유에 불리할 수 있어, 단기 대응 능력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에게는 부담이 클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지만, 동시에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자 이해도와 시장 감시 필요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