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은 2026년 5월 들어 뚜렷한 긴축 기조로 기울었다. 28일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한 당일 결정과는 별개로 앞으로 반년 안에는 금리를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금통위 내부에서 우세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점도표에서 전체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현재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찍혔다. 가장 많은 10개는 연 3.00%에, 7개는 연 2.75%에 분포했고, 연 3.25%를 가리킨 점도 2개였다. 현재와 같은 연 2.50% 전망은 2개에 그쳤고, 이보다 낮은 금리를 예상한 점은 없었다. 점도표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기본 전망과 상·하방 위험을 반영한 값까지 각자 3개씩 표시하는 방식으로 작성된다. 다시 말해, 금통위원 다수가 향후 물가와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불과 석 달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처음 도입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21개 가운데 16개가 연 2.50%에 몰려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었고, 연 2.25%를 찍은 점이 4개, 연 2.75%는 1개에 그쳤다. 당시에는 경기 둔화 우려와 완화 기대가 상대적으로 강했다면, 이번에는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이유가 늘어난 셈이다. 점도표가 매년 2월·5월·8월·11월 네 차례 공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최근 통화정책 판단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배경에는 최근 몇 달 사이 급격히 바뀐 대내외 경제 여건이 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고, 반도체 수출 호조로 한국의 1분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경기가 생각보다 버티고 물가 불안 요인이 커질수록 금리를 서둘러 내리기보다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을 검토할 유인이 커진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금통위원 5명이 찬성했고,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연 2.75%로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즉각 인상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부 이견이 공개될 정도로 긴축 경계감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점도표는 한국은행이 당장 움직이지는 않았더라도 향후 물가와 성장 흐름에 따라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국제유가, 환율, 수출 흐름, 국내 물가 상승률이 금리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반기 통화정책 논의가 다시 인상 가능성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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