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반발해 미국과의 종전안 협의를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시장에 즉각 반영된 결과다.
이날 아이시이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98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2%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배럴당 92.16달러로 5.5% 올랐다. 장중에는 브렌트유가 한때 배럴당 97.79달러까지 뛰었다. 국제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중동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분쟁이 해상 운송로로 번질 경우 실제 공급량이 줄지 않더라도 가격은 먼저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레바논 전선에서 휴전이 사실상 깨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란 협상단이 중재자를 통한 대화와 문건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더 나아가 이스라엘과 그 지원 세력을 압박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포함한 해상 요충지에서 새로운 전선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산유국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대표 통로이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길목이어서 두 곳 모두 에너지 시장에서는 전략적 병목지점으로 꼽힌다.
이번 긴장 고조의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교전 확대가 있다. 이스라엘군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난달 25일 지시에 따라 기존 통제선으로 불리는 이른바 옐로라인을 넘어 레바논 공격을 재개한 상태다. 시장은 이란이 직접 충돌에 더 깊이 개입하거나,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이란 세력이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움직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원유 시장에서는 실제 전쟁 확대 여부 못지않게 운송 차질 가능성과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가격을 좌우한다.
다만 유가 오름폭은 장 후반 다소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중단을 중재했다고 밝히면서, 최악의 충돌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대화 중단 보도와 관련해서도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종전을 위한 대화가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이날 유가는 중동 리스크가 가격을 밀어 올렸지만, 외교적 진정 가능성이 함께 부각되면서 상승 폭 일부를 반납하는 흐름으로 마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군사 충돌 소식과 외교 협상 진전에 따라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크게 출렁이는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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