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7월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사실상 전국적으로 3억원으로 낮추면서, 최근 빠르게 불어난 가계대출 증가세를 선제적으로 억제하는 데 나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다. 이번 조치는 비규제 지역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주택을 사기 위한 담보대출은 지역과 관계없이 최대 3억원까지로 묶이게 됐다. 정부가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상한을 6억원으로 제한한 이후,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이를 3억원까지 더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모든 대출이 일괄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 같은 집단대출을 포함해 기금 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 피해자의 구입·경락자금 대출은 이번 한도 제한 대상에서 빠진다.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대출 가운데 대출금이 늘지 않는 경우와 KB국민은행 재대출, 상속에 따른 채무 인수도 예외로 인정된다. 또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서 매매가격이 25억원을 넘는 주택의 구입자금 대출은 기존 기준에 따라 최대 2억원 한도가 유지된다. 은행은 실수요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함께 고려한 자체 관리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난 상황과 맞물려 있다.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648조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335억원 증가했다. 이는 각 은행이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 약 4조3천억원의 상당 부분을 이미 채운 수준이다. 일부 은행은 목표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에 반영됐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함께 증가했다고 짚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KB국민은행의 조치가 다른 은행으로 대출 수요를 옮기는 이른바 풍선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이달 들어 일주일 만에 대출모집인 채널의 신규 대출 접수 한도를 모두 소진해 관련 대출을 일시 중단했고, 하나은행도 다음 달 실행 예정인 대출모집인 채널의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7월 2일 중단했다. 이런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1금융권의 대출 공급이 더 빡빡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계부채 관리가 금융권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만큼,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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