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지역 경매 물건 수가 900건을 넘어서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불어났고,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전국 평균을 밑돌아 지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경매시장에 뚜렷하게 반영됐다.
9일 지지옥션의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6월 제주지역 경매 진행 건수는 90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10월 1천14건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경매에 나온 물건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로 낙찰까지 이어진 건수는 188건에 그쳐 낙찰률은 20.8%였다.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 가격의 수준을 보여주는 낙찰가율도 45.5%에 머물렀다. 두 지표 모두 전국 평균인 낙찰률 22.5%, 낙찰가율 58.5%보다 낮아 제주에서는 매수세가 다른 지역보다 더 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용도별로 보면 주거시설은 227건이 경매에 부쳐져 57건이 낙찰됐고 낙찰률은 25.1%, 낙찰가율은 51.1%였다. 업무·상업시설은 203건 가운데 36건이 낙찰돼 낙찰률 17.7%를 기록했으며 낙찰가율은 62%로 집계됐다. 주택이나 상가도 사정이 좋다고 보긴 어렵지만, 가장 두드러진 부진은 토지에서 나타났다. 토지 경매는 468건으로 전체의 51.9%를 차지해 절반을 넘겼고, 낙찰률은 20.1%인 94건에 머물렀다.
특히 토지 경매시장은 낙찰가율이 36.1%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남 31.6% 다음으로 낮았다.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여러 차례 유찰을 거치며 가격이 떨어진 뒤에야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제주 토지는 농지 비중이 높은 편인데, 실제 수요를 받쳐줄 도민층이 제한적인 데다 외지인 투자 여건도 예전보다 악화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최고 낙찰가 물건은 제주시 노형동의 한 주유소로, 감정가의 83.2% 수준인 100억원에 매각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제주에서는 경매 물건이 여러 차례 유찰되는 가운데 신규 물건까지 꾸준히 들어오면서 전체 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지시장은 수요 기반이 약해 단기간에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제주 경매시장에서 토지와 비주거 자산을 중심으로 매물 적체가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며, 지역 부동산 경기의 회복 속도 역시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 개선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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