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립스, 디렉TV와 재송신 계약…5주 블랙아웃 끝 54개 채널 복구

| 김민준 기자

미국 지역 방송 그룹 스크립스(SSP)가 위성·스트리밍 사업자 디렉TV와의 다년 재송신 계약을 체결하며 5주간 이어진 ‘블랙아웃’을 해소하고, 콘텐츠·스포츠·이벤트·포트폴리오 재편까지 전방위 확장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 36개 닐슨 DMA, 디트로이트·덴버·피닉스·탬파 등 주요 시장에서 중단됐던 54개 지역 채널이 즉시 복구되면서 시청 기반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계약으로 디렉TV의 위성·스트리밍·U-버스 플랫폼 전반에서 스크립스 소유 지역 방송이 정상화됐다. 광고주 이탈과 시청률 공백이 발생했던 5주간의 협상 종료는 하반기 광고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재송신료 인상 압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면서도, 배분 구조의 ‘유연성’이 향후 분쟁 완화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미디어 컨설턴트는 “스트리밍 번들 확대 국면에서 지역 채널의 협상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다만 플랫폼 간 수익 배분의 재설계가 필수”라고 짚었다.

스크립스는 콘텐츠 측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건국 250주년’ 특집을 앞두고 뉴스 채널과 지역 방송을 연계한 장기간 기획을 가동하고, 7월 4일에는 앵커 앨리슨 캐머로타(Alisyn Camerota)가 진행하는 편성을 내보낸다. 동시에 7만5,000달러 규모의 기부와 ‘America 250’ 디지털 허브를 통해 커뮤니티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자산인 ‘전국 스펠링 비’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14세 슈레이 파리크(Shrey Parikh)가 워싱턴 D.C. DAR 컨스티튜션홀에서 열린 결선에서 90초 동안 35개 중 32개 단어를 맞히며 역대 최다 기록으로 우승했다. 결승 단어 ‘브로모크립틴’으로 마침표를 찍은 그는 5만 달러의 상금과 다양한 교육·여행 패키지를 받는다. 2026년 대회는 15년 만에 워싱턴 D.C.로 복귀해 9~15세 참가자 247명이 경쟁했고, 중계는 ION을 통해 방송된다. Emmy 수상 경력의 ESPN 분석가 미나 카임스(Mina Kimes)가 사회를 맡아 포맷을 현대화했다.

포트폴리오 재편도 병행됐다. 스크립스는 그레이 미디어와의 교환 거래로 콜로라도 스프링스·그랜드정션·트윈폴스 방송국을 확보하고, 랜싱·라피엣 자산을 넘겼다. 현금이 오가지 않는 ‘대등 교환’ 방식으로 산악 서부 지역 입지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권리 사업인 스크립스 스포츠는 2026-27시즌부터 NBA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지역 중계권을 확보해 WMYD TV20에서 프리시즌·정규시즌 경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직접소비자(D2C) 스트리밍도 예고했다. 또 프리미어 여자 로데오(PWR)와 다년 독점 중계 계약을 체결해 ION·Grit 채널에서 전국 송출을 확대한다.

재무 지표는 구조 전환의 과도기를 보여준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5억1,700만 달러(약 7,444억8,000만 원), 주주 귀속 순손실은 1,800만 달러(약 259억2,000만 원)로 집계됐다. 지역 미디어 매출은 3억4,200만 달러(약 4,924억8,000만 원)로 5% 늘었지만, 스크립스 네트워크는 1억7,600만 달러(약 2,534억4,000만 원)로 11% 감소했다. 회사는 2028년까지 연간 1억2,500만~1억5,000만 달러 규모의 EBITDA 개선을 목표로 하는 ‘전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자산 매각으로 1억2,300만 달러(약 1,771억2,000만 원)를 확보했고, WTVQ를 1,580만 달러(약 227억5,200만 원)에 인수했다. 보유 현금은 8,400만 달러(약 1,209억6,000만 원), 총부채는 26억 달러(약 3조7,440억 원)로 레버리지는 3.9배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스크립스의 전략을 ‘복합 수익원 확대’로 평가한다. 재송신료 회복, 스포츠 권리, 이벤트 IP, 지역 방송 네트워크 재배치가 맞물리며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재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채 부담과 케이블 가입자 감소라는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광고·구독·권리 비즈니스의 삼각축이 안정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있다”면서도 “현금흐름 개선 속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