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 주요 인사들이 1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의 위험도와 기준금리 대응 방향을 두고 서로 다른 진단을 내놓으면서, 향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시장의 해석도 다시 엇갈리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이날 워싱턴 행사에서 최근 물가 흐름을 볼 때 지금은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쪽 위험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 산업 투자 확대 과정에서 생기는 가격 압력과 관세에 따른 공급 충격, 미국과 이란 간 분쟁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노동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반면, 물가 상승세가 다시 굳어질 가능성은 더 경계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짚었다. 쿡 이사는 조만간 물가 하락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연준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의지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연준이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를 둘러싼 내부 시각차를 보여준다. 연준은 일반적으로 실업 증가를 막으면서도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최근에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버티는 가운데 관세와 에너지, 첨단산업 투자 수요 같은 변수가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쿡 이사는 최근의 물가 움직임이 단순히 에너지 가격 상승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며, 이미 나타난 고물가가 앞으로의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기업이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심리로, 실제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이 민감하게 보는 지표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날 뉴욕 행사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났고, 지금의 통화정책 수준도 물가를 낮추는 데 대체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점차 낮아질 만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추가 압력을 크게 주지 않을 것이고, 주거비는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 노동시장이 물가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윌리엄스 총재는 구체적인 전망도 내놨다. 올해 말 미국 물가상승률은 약 3.25% 수준에 이른 뒤 2028년에는 연준 목표치인 2%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2.25%로 예상했고, 실업률은 2028년까지 매우 완만하게 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 투자 역시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균형을 만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공급이 늘면 그 영향은 약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런 조정의 폭과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지금 단계에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선제적으로 방향을 못 박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발언은 연준 내부에서도 같은 경제지표를 두고 해석이 나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쪽은 물가 재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다른 한쪽은 이미 둔화 국면에 들어선 물가 흐름을 근거로 현 정책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발표될 소비자물가, 고용, 주거비, 에너지 가격 지표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에 대한 시장 기대를 계속 흔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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