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노동조합이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의 합병 제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지방금융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사회 이해와 주주가치 사이의 충돌로 번지고 있다.
JB금융그룹 광주은행 노조는 16일 낸 자료에서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합병 제안을 비판했다. 노조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금융이 위기에 놓였다는 점을 근거로 총자산 234조원 규모의 통합을 해법처럼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보다 주주가치 극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경영 변화나 구조 개편을 적극 요구하는 투자자를 뜻한다.
노조가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합병 논리가 지나치게 재무적 효과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규모의 경제, 자기자본이익률 개선, 인공지능 전환 투자 확대 같은 논리는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있을 수 있지만, 지역민과 함께 성장해 온 광주은행의 역사와 현장 영업망, 직원들이 쌓아온 고객 신뢰 같은 지역 금융의 자산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은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노조는 지역 금융의 본질이 단순한 몸집 불리기에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역기업과 소상공인, 지역민과의 밀착 관계 속에서 신뢰를 축적해 온 것이 지방은행의 경쟁력인데, 외부 주주의 일정에 맞춰 합병 검토가 성급히 진행되면 이런 역할과 공공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박만 위원장도 이사회가 특별위원회 설치나 자문기관 선임을 논하기에 앞서, 이번 검토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지역사회에 먼저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 주주의 이해관계만 앞세운 결정이 강행될 경우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공개 제안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4일 금융업 신규 캠페인 기자간담회에서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에 합병을 요청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운용사는 지난 10일 기준 자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JB금융지주 지분 14.83%와 BNK금융지주 지분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운용사 측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수도권 중심의 경제 재편으로 지방은행의 시장 입지가 계속 약해지고 있는 만큼, 두 금융지주의 통합이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지방금융의 생존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짤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볼 수 있다. 한쪽은 대형화를 통한 효율과 수익성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다른 한쪽은 지역 밀착 금융의 공공성과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금융지주 이사회 판단, 지역사회의 여론, 그리고 지방은행 재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맞물리면서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를 넘어 지역금융 구조조정 논의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