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인베스트먼트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투자와 관련해 끌어다 쓴 인수금융을 다시 짜면서 대주단을 한국투자증권 중심으로 바꿨다. 차입 규모가 줄어든 데다 회사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조달 조건도 다소 나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투자 목적으로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윈 유한회사는 지난 10일 한국투자증권과 약 2천52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국민은행, 신한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7개 기관으로 이뤄졌던 대주단은 한국투자증권으로 대체됐다. 대출 만기는 2029년 7월 10일까지이며, 기한부대출 금리는 연 6.3%다. 한도대출(RCF·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신용한도성 대출)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됐다.
이번 거래는 원래 약 1천700억원의 남은 차입금을 차환하는 형태로 추진됐다. 차환은 기존 빚을 새 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뜻한다. 다만 최종 단계에서 이자 지급 등에 대비하는 성격의 RCF 약 300억원이 추가되면서 전체 약정 규모는 2천52억원으로 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앞서 4월까지만 해도 약 5천600억원 규모의 금융계약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당시 기한부대출 금리는 연 6.5%, 담보계약 만기는 올해 12월 10일까지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재조정은 차입 잔액을 줄이고 만기를 늘리면서 자금 부담을 다시 관리한 거래로 볼 수 있다.
이번 대출의 담보는 비교적 두텁다. 스틱이 이미 보유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보통주 625만4천628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 전량이 담보로 제공됐다. 이 BW의 권면총액은 1천500억원, 행사가격은 주당 2만8천612원이다. 전량 행사하면 보통주 524만2천555주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기존 보통주와 BW 행사 가능 물량을 합친 스틱의 보유 주식 등은 1천149만7천183주로, 지분율은 19.96%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담보 구조가 대출 안정성을 높인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주선사이자 계약상 대주지만, 일부 물량은 다른 금융기관에 셀다운(재매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향후 실제 대주단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차환이 단순한 만기 연장 이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전신인 일진머티리얼즈의 해외 동박 사업에 투자하며 관련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통상 사모펀드는 일정 시점이 되면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이번에는 당장 엑시트보다 신규 대출을 통해 자본구조를 다시 정비하는 쪽을 택한 모습이다. 그 배경에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 회복 기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 회사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쓰이는 전지박뿐 아니라 인공지능 가속기와 정보기술 제품용 회로박도 생산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천5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고, 영업손실은 46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548억원 적자에서 3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전기차용 동박 의존도를 낮추고 인공지능 서버와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 비중이 커지면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회수 전략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 판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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