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 책임자의 무게…증시 불안 속 정책·메시지 관리 중요

| 토큰포스트

경제위기나 자산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청와대 경제 사령탑의 역할은 더욱 무거워지며, 최근 증시 급락 국면에서도 정책 방향뿐 아니라 국민이 받아들이는 메시지의 무게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 경제사는 청와대의 경제 인식과 대응이 정권의 명운까지 좌우한 사례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1997년 김영삼 정부는 외화 유동성 위기를 일시적 자금 경색으로 판단했고, “경제 펀더멘털은 건실하다”는 원론적 설명을 반복하다 외환위기를 막지 못했다. 그 결과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갔고, 실물경제 충격과 대규모 실업,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후폭풍까지 겪었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서울 집값 급등 국면에서 수요와 공급의 구조 변화보다 투기 억제에 무게를 두는 대응을 이어갔고, 시장의 체감과 정책의 온도 차가 결국 민심 이반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대로 정책 부작용을 인정하고 방향을 조정해 충격을 줄인 사례도 있다.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산업 기반을 키웠지만, 중복 투자와 과잉 설비에 따른 부담이 커지자 1979년 투자조정에 나섰다. 이후 전두환 정부는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 재정 긴축, 금융 긴축을 추진했고, 여기에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이 겹치면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당시 전두환이 김재익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청와대 경제 책임자가 단순한 참모를 넘어 국가 경제의 방향과 심리를 함께 다뤄야 하는 자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기초지수보다 더 큰 폭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 논란도 단순한 금융상품 이슈로만 보기 어렵다. 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려는 취지에서 제도를 들여다봤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자금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그리고 이들 종목과 연계된 파생상품으로 과도하게 몰리며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면 시장 전체의 가격 발견 기능이 약해지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해외 언론에서 한국 증시를 두고 과열된 투기장처럼 묘사한 배경에도 이런 왜곡 우려가 깔려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026년 7월 28일 증시 불안과 관련해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와 중국발 반도체 충격 같은 구조적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분석 차원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진단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우량 반도체주의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밀리고, 코스닥 시장도 약세가 깊어진 상황에서 국민과 투자자가 먼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정교한 분석 이전에 불안과 손실에 대한 공감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경제정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위기 국면에서는 정책 당국의 언어가 심리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메시지 관리 역시 정책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경제는 숫자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기대와 신뢰, 체감경기와 정치적 평가가 함께 얽혀 움직인다.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관련 상품 도입 이전 70%에 가까웠던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런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정부가 시장 불안의 구조적 원인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 보호와 시장 쏠림 완화, 민심과의 소통 강화까지 함께 풀어내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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