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에프 72.50유로, 유럽 가스 4주째 상승

| 정민석 기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액화천연가스(LNG) 통항 차질과 낮은 저장률 속에 4주 연속 주간 상승을 앞뒀다. 유럽과 아시아가 겨울철 물량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구도가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은 4일 네덜란드 티티에프(TTF) 프런트먼스 계약이 메가와트시(MWh)당 72.50유로 부근에서 거래되며 주간 8% 이상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오일프라이스(Oilprice)는 같은 날 TTF가 주간 7% 상승을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계 시점은 다르지만 유럽 가스 가격이 4주째 오름세를 이어간다는 흐름은 같다.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에 따르면, 9월 3일 오후 1시 한국시간 기준 유럽연합(EU) 가스 저장량은 744.31TWh, 충전률은 65.85%였다. 독일은 53.67%, 네덜란드는 48.21%에 그쳤고 이탈리아는 83.25%였다. 회원국별 저장 여력의 차이가 겨울 전 조달 부담을 키우는 배경이다.

본지는 앞서 EU 저장률이 8월 말에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전했다. 당시에도 중동 지정학 리스크, 느린 저장 재충전, 아시아와 유럽의 LNG 경쟁이 가격 압박 요인으로 제시됐다. 이번 주 가격 흐름은 그 부담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유럽연합 에너지규제협력청(ACER)은 중동 분쟁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 LNG 수출의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CER는 EU가 겨울 전 확보해야 할 스팟 LNG 수요가 약 56bcm까지 늘 수 있고, 현재 수준의 LNG 수입 속도인 월 11bcm로는 80% 저장 목표는 가능하지만 90% 달성은 추가 공급 없이는 어렵다고 봤다.

티티에프는 유럽 도매 가스 가격의 대표 벤치마크다. JKM은 동북아 LNG 현물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로, 두 가격의 차이는 유연 LNG 화물이 유럽과 아시아 중 어느 쪽으로 향할지를 가르는 신호로 쓰인다. 가격이 더 높은 지역이 선적지를 끌어당기는 구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3~6월 유럽 TTF와 아시아 플래츠 JKM이 모두 2022년 이후 최고 분기 평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EA는 JKM-TTF 스프레드가 유럽 프리미엄에서 아시아 프리미엄으로 바뀌면서 유연 LNG 화물이 유럽보다 아시아로 더 많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의 문제가 저장 부족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LNG 흐름이 줄면 아시아 현물 가격이 먼저 반응하고, 유럽도 같은 물량을 두고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도를 줄인 뒤 LNG 비중을 키운 유럽에는 공급선 다변화가 곧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

S&P글로벌(S&P Global)은 9월 2일 플래츠 JKM이 MMBtu당 25.908달러(약 3만5155원)로 2022년 12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는 8월 17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LNG선이 없었다고 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LNG 거래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미국 LNG 비중을 키웠다. ACER는 미국 LNG가 EU 가스 수입의 30%, LNG 수입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정리했다. 공급선은 바뀌었지만 글로벌 LNG 시장의 병목에는 더 직접적으로 노출된 구조다.

저장률 수치도 시장의 경계감을 키운다. EU 전체 저장률은 65.85%지만 독일과 네덜란드처럼 주요 시장의 충전률은 그보다 낮다. 반면 이탈리아는 80%를 웃돌아 국가별 가격 민감도와 조달 압박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역대 최저 저장률'이라는 표현은 장기 비교 없이 쓰기 어렵다. 현재 공식 수치는 EU 저장률 65.85%와 저장량 744.31TWh다.

시장 영향은 원자재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전력 가격, 산업용 연료비, 물가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 다만 그 폭과 기간은 호르무즈 통항 상황, 카타르 LNG 공급, 유럽의 저장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9월 24일 가스조정그룹 회의를 다시 열 예정이다. 겨울 전 저장 목표와 LNG 조달 여건은 이 회의에서 다시 점검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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