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 4년 만에 美 앱스토어 복귀…애플 '결제 갑질' 균열

| 김민준 기자

4년 넘게 이어져온 법적 공방 끝에 에픽게임즈의 간판 게임인 '포트나이트'가 마침내 애플(AAPL)의 미국 앱스토어에 복귀했다. 그간 양측을 가로막았던 결제 수수료 문제와 외부 결제 링크 허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지만, 최근 법원 판결에 따라 애플이 한발 물러서며 전환점이 마련됐다.

포트나이트는 2020년, 에픽게임즈가 앱 내 결제 시 애플의 30% 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후 양사는 수차례 법정 공방을 치렀고, 이달 초 미 법원은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는 “애플은 정당한 법적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앱 개발자가 외부 결제 링크를 포함했음을 이유로 앱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초기 판결에도 즉시 포트나이트의 앱스토어 복귀를 허용하지 않았다. 외부 결제 링크 허용 범위나 내부 시스템에 대한 조율을 이유로 이행을 미뤄 왔고, 일각에선 항소 방침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에픽게임즈는 이에 “판결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애플이 이를 명백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경 대응해왔다.

결국 애플은 조치에 착수했고, 2025년 5월 20일(현지시간)부터 포트나이트가 공식적으로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이용자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다시 포트나이트를 설치할 수 있게 됐으며, 유럽 지역에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및 대체 앱스토어 플랫폼인 '올트스토어'에서도 접근이 가능해졌다.

게임 업계는 이번 조치가 모바일 플랫폼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신호탄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구글(GOOGL)과 메타(META) 등 다른 플랫폼 운영사들도 비슷한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앱스토어 수수료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중소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플랫폼 수익 배분에서 더 유리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포트나이트의 복귀를 넘어, 모바일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수령*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갈등이 제기한 *과도한* 수수료 구조, 플랫폼 권한 남용, 개발사 자율권 이슈 등은 앞으로 규제당국의 관심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게임 업계뿐 아니라 테크 산업 전반이 이 판결의 여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