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든 링이 또 한 번 큰 도전에 나선다. 이번엔 게임이 아닌 영화다. 반다이남코와 영화사 A24는 액션 RPG 게임 '엘든 링'을 실사 영화로 제작한다고 발표하며, 감독 겸 각본가로 알렉스 갈란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게임 출시 전에는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작품으로 회자됐던 엘든 링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영상화까지 추진되는 셈이다.
연출을 맡게 된 갈란드는 영화와 게임 양쪽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과거 게임 '엔슬레이브드: 오디세이 투 더 웨스트'의 공동 각본가로 활동했고, 영화 쪽에서는 '28일 후' 시리즈와 SF 스릴러 '선샤인'의 각본뿐 아니라 '엑스 마키나', '서 Civil War(2024)'의 감독이기도 하다. 고전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엘든 링은 그의 기존 작품과는 다소 결이 다르지만, 서사와 세계관 구축에 강점을 보여온 갈란드라면 원작의 복잡한 서사를 성공적으로 스크린에 옮길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제작진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A24를 비롯해 DNA 필름의 앤드루 맥도널드와 알론 라이히, 그리고 조지 R. R. 마틴과 빈스 제라디스가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한다.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로 유명한 마틴은 엘든 링 원작 세계관 구성에도 직접 참여한 바 있어, 영화에서도 그의 기획이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줄거리나 세부적인 설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개봉 시기도 미정이다. 하지만 엘든 링 영화화 소식 자체만으로도 게이머들과 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게임 IP 기반 실사 영화’에 대한 흥행 기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들어 할리우드는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기어즈 오브 워, 바이오쇼크, 아웃런, 스플릿 픽션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이 영화 또는 스트리밍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으며, 특히 넷플릭스는 다수의 게임 프랜차이즈를 자체 콘텐츠로 끌어들이는 데 적극적이다. 게임 콘텐츠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서사 중심의 종합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엘든 링의 실사 영화화는 그 트렌드의 정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