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더랜드4’, 6년 만의 귀환… 완전한 오픈월드·전술형 전투로 진화

| 김민준 기자

6년 만에 돌아오는 인기 슈팅 RPG 시리즈의 신작 ‘보더랜드 4’가 한층 강화된 오픈월드 구성과 새로운 전투 시스템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9월 12일 출시되는 이번 신작은 닌텐도 스위치2,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X/S, PC 플랫폼을 통해 동시 발매된다. 그간 업계의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혀온 ‘그랜드 테프트 오토 6’의 내년 출시가 확정되면서, 이번 ‘보더랜드 4’에 대한 수요와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번 시리즈는 사상 최초로 완전히 새로운 행성 ‘카이로스’를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폭군 ‘타임키퍼’의 지배 아래 놓인 이 행성에서 저항 세력을 이끌며 ‘볼트 헌터’로 활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카이로스의 다양한 구역—초록의 평원이 펼쳐진 ‘페이드필드’, 눈 덮인 ‘터미너스 산맥’, 폐허가 된 ‘카르카디아 번’, 압도적인 성채 도시 ‘도미니언’—를 누비게 된다. 각각의 지역은 로딩 없이 매끄럽게 연결돼 있어, 탐험의 자유도가 이전 시리즈보다 확연히 높아졌다.

게임의 창의적 책임을 맡은 그래임 팀민스(Graeme Timmins)는 이번 작품을 시리즈 역사상 가장 "매끄러운 플레이 경험"으로 정의한다. 특히 로비 시스템을 비롯한 협동 플레이 환경 개선, 무기 및 아이템 자동 수령 시스템 도입, 그리고 로딩 화면을 최소화한 게임 흐름이 핵심이다. 그는 “플레이어가 무기 하나로도 자유롭게 싸우는 동시에 환경, 적, 전투 스타일별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의 중심 콘텐츠 중 하나인 ‘볼트’는 높은 난이도와 복잡한 보스전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단순 화력전’에서 벗어나 회피 동작과 대상 속성에 기반한 전술적 대응이 요구되는 점이 특징이다. 팀민스는 “적의 실드, 아머 등의 특징을 플레이어가 스스로 발견하고 맞춤 무기를 준비하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AAA 게임 트렌드인 ‘실패 속 학습’이라는 방향성과도 궤를 같이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게임이 지난해 혹평을 받은 영화판 ‘보더랜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팀민스는 “게임은 영화와 분리된 세계이며, 본질적으로 보더랜드 특유의 유쾌함과 전리품 수집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테스트 플레이에서는 전작의 캐릭터도 일부 등장하지만, 신규 유저도 불편 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새로운 인공지능 동료 캐릭터 ‘트러블’이나 전투 돌격병 ‘스펙터’ 등을 통해 몰입형 전투 경험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적으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점프, 글라이딩, 그래플링을 포함한 이동 기술이 과거보다 다양해졌고, 지도 위에 목적지를 보여주는 ‘에코 경로’ 기능을 통해 자율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게임 내 반복 기획을 배제하고, 미션이 아닌 환경 그 자체가 도전과 보상을 제공한다는 원칙도 인상적이다.

이번 보더랜드 4는 테이크투인터랙티브(TTWO)가 지난 3월 기어박스를 약 4억 6,000만 달러(약 6,6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처음 공개하는 대형 타이틀로, 모회사에게도 실적 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전 기어박스의 소유주였던 엠브레이서가 지불한 최대 13억 달러(약 1조 8,700억 원)와 비교하면, 이번 게임의 성패가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다.

게임 플레이 도중 단 하나의 장비나 스킬도 소홀히 여길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짜인 전투 시스템과, 거대한 세계관 속에 펼쳐지는 미션 설계, 그리고 초심자와 베테랑 모두를 만족시킬 세밀한 조정이 더해진 이번 신작은 ‘정통 보더랜드’의 재해석이라 불릴 만하다. 팬들은 새로운 시대의 돌입을 앞둔 이 시리즈가 과연 기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