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붉은사막' 또 연기…출시 신뢰도 흔들

| 연합뉴스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신작 게임 ‘붉은사막’의 출시 시점을 또다시 미뤘다. 기존에는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사내 개발 일정 조정 등의 이유로 내년 1분기로 연기된다.

이번 일정 변경은 펄어비스가 8월 13일 발표한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공식화됐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보이스 더빙, 콘솔 플랫폼 검수, 협력사 일정 조율 등 복합적인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더는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계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장기적인 완성도를 위해 선택한 전략적 판단인 만큼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출시가 1분기로 미뤄진 만큼, 당초 8월 말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쇼 게임스컴에서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향후 보다 적절한 시점을 골라 별도 발표할 방침이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회사의 일정 발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 투자사 관계자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과연 내년 1분기 출시 계획도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언급했다.

한편 펄어비스는 같은 날 공시를 통해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커졌음을 밝혔다. 매출은 796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줄었고, 순손실 역시 227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핵심 지식재산(IP)인 ‘검은사막’은 549억 원, ‘이브’ 시리즈는 24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유럽 비중이 64%로 가장 높았고, 국내와 아시아가 각각 18%를 차지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은 913억 원으로 오히려 4.3%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인건비가 472억 원으로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지급 수수료와 광고비도 각각 181억 원, 105억 원 규모였다. 특히 ‘붉은사막’의 마케팅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광고선전비가 전년 대비 44% 가까이 급증했다.

펄어비스는 3분기 중 게임스컴을 비롯해 미국 시애틀의 팍스 웨스트, 일본 도쿄게임쇼 등 주요 국제 게임 행사에 참여해 ‘붉은사막’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신작 론칭 전 기대감을 높이고, 증가한 마케팅 비용에 대한 투자 회수 가능성을 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작의 반복적인 출시 연기와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회사의 중장기 실적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