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올해 2분기에 11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매출은 줄고 비용은 늘어난 가운데, 신작 게임 '붉은사막'을 앞세운 마케팅 지출이 손익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13일 펄어비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고, 순손실은 227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미적자였던 영업이익도 손실 규모가 58억 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회사의 수익 기반은 기존 IP(지식재산)인 ‘검은사막’과 ‘이브’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이번 분기 중 ‘검은사막’은 549억 원, ‘이브’는 24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 중 북미와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했다. 글로벌 유저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성장세가 미미했고, 모바일 부문 매출 비중은 1년 새 큰 폭으로 감소하며 21%에서 12%로 줄었다.
전체적인 비용은 증가했다. 2분기 영업비용은 총 9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직전 분기 대비로는 2.7% 늘었다. 이 중 인건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붉은사막’의 글로벌 홍보 활동으로 광고선전비가 105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무려 43.9% 급증했다. 회사는 이 신작이 지난 5월 미국 ‘팍스 이스트’와 6월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 시연된 신규 퀘스트 데모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한다.
하반기엔 글로벌 게임 박람회를 통해 '붉은사막'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독일 게임스컴, 미국 팍스 웨스트, 일본 도쿄게임쇼 등 주요 행사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주력 IP의 지속적인 운영과 함께 신작 출시를 통한 수익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조미영 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기존 IP 운영과 '붉은사막' 출시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신작 출시 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비용 선지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출 기여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압박이 불가피하다. 다만 '붉은사막'이 실제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실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어 향후 게임 출시 일정과 소비자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