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더랜드4, 오픈월드로 진화… 기술 논란 속 루트슈터의 새 방향 제시

| 연합뉴스

루트슈터 장르의 원조격인 게임 '보더랜드' 시리즈가 다섯 번째 정식 후속작 '보더랜드 4'로 귀환하면서, 장르 진화를 향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화려한 액션과 전리품 수집의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오픈 월드를 새롭게 도입해 이용자 경험의 범위를 넓혔다는 점이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변화다.

이번 ‘보더랜드 4’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오픈 월드 구조를 전면 도입했다. 이전 작품들이 여러 개의 작은 맵을 오가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며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퀘스트 수행이나 전투의 흐름이 더 자연스럽고 다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과 동일하게 차량 소환 기능은 유지되고 있지만, 이동 거점 수는 제한적이라 플레이 방식의 유연성이 확대되었다.

전투 시스템 역시 한층 강화됐다. 게임의 핵심인 총기 조작에서는 무기 대부분이 두 가지 사격 모드를 갖추고 있어, 전투 상황에 따라 자동소총에서 산탄총으로 전환하거나 속성에 따라 탄환 종류를 바꾸는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또 다양한 테마로 총기 및 탈것의 외형을 꾸미는 재미 요소도 늘어났다. 특히, 플레이 몰입도를 방해하던 캐릭터 간 진행 멈춤 대사 파트가 대폭 줄었고, 한국어 자막뿐만 아니라 음성까지 완전 번역되어 문화적 장벽도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특히 PC 버전에서는 최적화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평면적 외형을 살리는 ‘카툰 렌더링’ 방식은 전작들과 비교해 대폭 향상된 그래픽은 아니지만, 요구 사양은 RTX 3080 이상일 정도로 높아졌다. 최고급 사양의 그래픽카드(RTX 4090 이상)를 장착한 PC에서도 고해상도 환경에서는 프레임 저하가 발생했다는 이용자 제보가 잇따르자 개발진은 출시 하루 만에 긴급 패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고사양 컴퓨터가 아니면 쾌적한 플레이가 어려운 점은 비판받는 지점이다.

논란을 키운 건 기술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개발사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의 최고경영자 랜디 피치포드는 팬들의 최적화 비판에 “프리미엄 게임은 프리미엄 게이머를 위한 것”이라며, 불만이 있으면 환불하라는 식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소비자 의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게임 업계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지며 비판 여론은 더 커졌다.

이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보더랜드 4’는 루트슈터 장르의 최신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향후 해당 장르를 개발하는 다른 게임들에게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예정된 닌텐도 스위치2 버전 출시와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 확장도 예고된 만큼, 앞으로 얼마나 안정성과 콘텐츠 다양성을 보완해 나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