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꾸준한 마니아층을 지닌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대표 전략게임 ‘유로파 유니버설리스’가 10년 만에 다섯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다. 정교해진 역사 고증과 한층 복잡해진 시스템 덕분에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 관심 있는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웨덴 게임사 패러독스 인터랙티브는 9월 25일부터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5’에서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V’를 공개 시연했다. 게임은 2025년 11월 5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장에서 체험한 빌드는 이전 시리즈에 익숙한 팬들이나 신규 입문자 모두를 겨냥한 구조로 구성됐다.
이번 신작은 시리즈 최초로 시뮬레이션 시작 연도를 기존보다 100년 앞당긴 1337년으로 설정했다. 이는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충돌했던 백년전쟁 발발 시점이며, 종료 시점은 1836년으로 전작보다 15년 늘어나 총 500년의 역사를 담아냈다. 자체 시뮬레이션 단위도 하루에서 1시간 단위로 촘촘해져, 플레이타임이 더욱 길고 정밀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전략 요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쟁 시스템도 보다 현실적인 제약이 도입됐다. 과거에는 상벌 시스템을 감수하면 명분 없이도 전쟁이 가능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반드시 전쟁 명분을 만들어야 전쟁을 선포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이런 변화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게임 진입 장벽을 높이는 한편, 전략적 플레이의 깊이를 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사에 대한 고증도 주목할 부분이다. 시리즈 최초로 완전한 한국어 지원을 포함했으며, 고려 시대 충숙왕 시점에서 플레이가 가능했다. 고려는 원나라의 속국 구조로 설정되어 있었고, 초기 이벤트로는 쌍성총관부에 대한 전쟁 명분을 획득하는 극적인 시나리오가 있었다. 특히 이 시점의 공민왕은 22세의 청년으로 등장해 이후 역사적 전개를 유도한다.
경제·기술 시스템도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전작에서는 무역품이 단순히 금화를 벌어들이는 수단이었다면, 유로파 V에서는 병력 생산, 연구 등에 실질적인 자원이 소비되는 등 실제 경제 구조와 유사한 메커니즘이 적용됐다. 기술 연구와 군사 시스템도 전면 개편돼, 플레이어의 결정 하나하나가 전력 우위나 국제 정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흐름은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장하려는 패러독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고증의 정밀도와 더불어 한글화와 한국사 반영은 국내 유저층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국내를 포함한 아태 시장에서 게임의 반응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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