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79조 원 규모 인수로 비상장 전환…사모펀드 역사상 최대 딜

| 김민준 기자

세계적인 비디오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 아츠(EA)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거래를 통해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된다. 이번 인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실버레이크 파트너스(Silver Lake Partners),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가 이끄는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주도하며, 인수가격은 총 550억 달러(약 79조 2,000억 원)에 달한다.

합의에 따르면 EA 주주는 주당 210달러 현금으로 보상받게 되며, 이는 거래 발표 직전 마지막 종가에 비해 약 25%의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이번 인수는 사모펀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분류되며, 완료 시점은 2026년 1분기로 예상된다. 거래 이후에도 앤드루 윌슨(Andrew Wilson) CEO가 회사를 계속 이끌게 된다.

1982년 설립된 EA는 초창기에는 48KB 메모리를 탑재한 아타리 800 플랫폼용 소프트웨어로 출발했다. 이후 수십 년간 성장하며 연 매출이 70억 달러(약 10조 800억 원)를 넘는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도약했다. 현재는 12개 이상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스포츠, 액션, 전략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 타이틀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매든 NFL’ 시리즈와 ‘FIFA(현재는 글로벌 풋볼)’ 시리즈가 있다.

최근 실적에서도 스포츠 게임 부문은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7월 윌슨 CEO는 풋볼 게임 부문이 견고한 이용자 참여율을 유지했으며, 글로벌 풋볼 게임 군이 전체 매출 성장률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특히 EA는 전체 매출의 4분의 3 이상을 인게임 아이템, 구독 상품 등 라이브 서비스에서 창출하고 있다. 반면, 완제품 게임 판매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EA는 최근 분기 동안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4,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핵심 사업인 라이브 서비스 부문은 다소 위축된 성적을 보였다.

이번 인수의 재원은 약 360억 달러(약 51조 8,400억 원)의 자본금과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의 부채로 구성된다. 자본금은 PIF, 실버레이크 및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현금 투입과 함께, PIF의 기존 지분 9.9% 롤오버 방식이 포함된다. 부채 자금은 JP모건 체이스 뱅크(JPMorgan Chase Bank, N.A)가 조달해 뒷받침한다.

실버레이크의 공동 CEO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에곤 더반(Egon Durban)은 “EA의 미래는 매우 밝다”며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 이후 EA는 특히 스포츠 게임과 라이브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딜은 단지 게임 산업의 구조 개편을 넘어, 중동과 실리콘밸리 자본이 함께 만든 글로벌 사모펀드 거래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