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1(L1) 블록체인 ‘세이(Sei)’가 자사 네트워크에 스테이블코인 USDC의 네이티브 지원과 서클(Circle)의 최신 크로스체인 전송 프로토콜(CCTP V2)을 도입했다.
세이 프로토콜의 운영을 담당하는 세이 재단(Sei Foundation)은 10일(현지시간), 이번 통합이 디지털 자산 전송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기존 브릿지 기반 전송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및 환급 리스크를 줄이고, 고속 블록체인 환경에서 실시간 전송에 가까운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저스틴 발로우(Justin Barlow) 세이 개발 재단 전무이사는 “이번 통합은 디지털 자산 시장을 위한 세이의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현재 세이 위에서 다양한 탈중앙화 응용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으며, 고처리량 환경에서 기관급 스테이블코인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 방식은 기술적으로 별도의 체인을 거쳐 자산을 이동시키는 구조로, 보안 취약성과 환급 지연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번 네이티브 USDC 도입은 이를 보완하는 한편, 1:1 환급 가능한 완전 준비금 기반 모델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기술적으로 세이는 병렬화된 EVM(Ethereum Virtual Machine) 기반 아키텍처를 사용해 트랜잭션 최종성(Finality) 약 400밀리초, 높은 처리량을 구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높은 빈도의 거래나 복잡한 응용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디파이(DeFi) 및 게임 등에서 성능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통합으로 세이는 CCTP V2를 지원하는 13번째 블록체인이 됐다. 이에 따라 USDC의 실시간에 가까운 전송이 가능해지며, ‘후크(Hooks)’ 기능을 통해 전송 이후의 계약 실행이나 자동화 작업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세이는 2023년 메인넷을 출시한 이후, 3,500만 개 이상의 지갑을 통해 수십억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해왔다. 현재 데브넷에서는 ‘V3 기가(Giga)’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며, 이는 기존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 기반 체인보다 최대 50배 향상된 성능을 목표로 한다.
세이는 멀티코인(Multicoin), 점프(Jump),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 등 블록체인 분야 주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확장성과 상호운용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이의 이번 행보를 통해 브릿지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인프라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의 채택이 실사용과 시장 신뢰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성과에 따라 판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