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대규모 청산 이후 얇아진 유동성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크게 손상됐다. 이 흐름은 디지털 자산 재무(DAT, Digital Asset Treasury) 전략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비축해온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가 마침내 “팔 수도 있다”는 문장을 입 밖으로 꺼내게 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보유 중인 64만 9,870 BTC가 특정 조건에서 매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회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순간, 시장의 시선이 급격히 집중됐다. 그동안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유지해온 기업이 실제로는 추가 유동성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전략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킨 셈이다.
이는 장기투자 코인 추천을 고민하는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제공한다. 특정 기업의 신념이나 내러티브와 별개로, 장기 보유 전략을 세울 때는 자산을 둘러싼 구조적 요소를 함께 검토하면 시장 이해도가 높아지고 투자 전략의 질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관점에서는 프로젝트의 재무 구조, 유동성 관리 능력, 변동성 구간에서의 대응 체계 등을 함께 살펴볼수록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번 사례는 오히려 장기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들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가 있다. 즉, 가격 전망뿐 아니라 구조적 지속성까지 평가하는 방식이 장기 투자 전략의 탄탄한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장이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비트코인 매도에 있어서 회사가 설정한 트리거는 아주 간단하다. mNAV가 1 아래로 떨어지고, 동시에 자본 시장에서 돈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이 그것이다. 이 두 개가 맞물리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을 지키기 위해 구축했던 구조를 스스로 해체해야 한다. 이건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CEO 폰 리는 “현재 계획된 매도는 없다”고 말했지만, 이미 시장은 조건을 붙인 이상 이는 ‘절대 없는 일’이 아니라 ‘언젠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5년 12월 4일 기준,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로 인한 강세 흐름으로 암호화폐 주식 시총이 하루 만에 4.03% 반등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역시 반등하며 mNAV는 1.16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 수준을 즉각적인 위험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은 mNAV가 0.9 근처로 내려갈 경우 구조적 압력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감당해야 하는 연간 7억~8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배당 부담은 여전히 큰 편이며, 과거처럼 신규 주식 발행으로 이 비용을 충당하는 전략도 현재 MSTR 주가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레버리지 기반 구조는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지만, 유동성이 약화될 경우 동일한 구조가 부담 요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비트코인의 장기적 투자 논리를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이 이전보다 더 구조적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원히 보유하겠다”는 메시지는 철학적 선언일 수 있지만, 실제 기업 운영과 시장 구조는 유동성과 재무 지표에 의해 좌우된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밝힌 매도 조건 역시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확인시킨 사례다. 이는 MSTR 주식을 비트코인 레버리지 투자처로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 핵심적인 교훈을 제시한다. 지속 가능성은 의지가 아니라 구조적 안정성에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구조가 장기성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 한번 보유한 비트코인은 절대 매도하지 않겠다는 의지보다는, 매도를 할 필요가 없도록 설계된 재무 구조와 토큰 이코노미가 중요하다. 안정적인 현금흐름,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과도한 레버리지 부재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시장이 비트코인을 중심축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장기투자 코인 선택 기준 역시 이러한 질문을 포함해야 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위기 시 어떤 자산을 먼저 처분해야 하는가?’, ‘토큰 구조는 극단적 시장 상황에서도 유지 가능한가?’, ‘유동성 경색이 오면 가격보다 구조가 먼저 훼손되는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이번 발언은 장기투자라는 표현을 단순한 신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구조적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 비트코인조차 유동성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 수정 가능성이 제기된다면, 알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택한 DAT 기업들은 그 영향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비트마인과 같은 알트코인 DAT 기업에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해당 자산이 변동성 국면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재무적·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결국 이번 소식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리스크 노출뿐 아니라, 시장이 ‘장기 투자’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적 관점에서 유의미한 자산은 단순히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한 형태를 유지하는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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