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규제라는 골목 어귀에 멈춘 미래

| 토큰포스트

암울한 도시의 골목.
시세포차, 코인여관, 비트코인 노래방, COIN 마사지, COIN BAR, 레버리지 PUB…
그리고 그 사이, 어둡고 무거운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가상자산 전당포’.

이 장면은 단지 유머가 아니다.
한국의 가상자산 기업들이 처한 현실, 그 자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기업은 벤처 인증을 박탈당하고, 업종 분류표에 따라 ‘기타 유흥성 업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투자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글로벌 인프라 기업이, 단란주점·주점들과 같은 줄에 서야 하는 아이러니.

이 골목은 단지 어두운 뒷골목이 아니다.
미래로 가는 길이 규제로 막혀버린, 정책 실패의 상징적 풍경이다.

혁신을 욕망하되, 규제로 질식시키는 나라.
기술로 유니콘을 꿈꾸나, 분류표 한 줄에 발목 잡히는 산업.
그 끝에 서 있는 ‘가상자산 전당포’는, 우리가 진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