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한풀 꺾인 분위기 속에서도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는 4월에 각각 13건, 10건의 투자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앤드리센 호로위츠는 올 들어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친 달로, 에너지 스타트업 ‘베이스 파워(Base Power)’에 무려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투입하는 시리즈B 라운드를 주도했다. 또 위워크 공동 창업자인 아담 뉴먼(Adam Neumann)이 설립한 부동산 플랫폼 ‘플로우(Flow)’의 1억 달러 이상 투자 라운드도 이끌며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기업가치를 인정했다.
코슬라 벤처스도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업인 '사이언스(Science)'에 1억 4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투자하며 주목받았다. 이 기업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뉴럴링크(Neuralink) 경쟁사로, 뇌와 망막을 동시에 겨냥한 이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또한 데이터 유출 탐지 기업 사이버헤이븐(Cyberhaven)의 유니콘 등극을 견인한 1억 달러(약 1,440억 원) 투자와, 발전기 제조사 메인스프링 에너지(Mainspring Energy)에도 2억 5,800만 달러(약 3,715억 원)를 지원하는 등 대형 라운드에도 적극 참여했다.
3위를 차지한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는 총 9건의 투자에 나섰고, 메인스프링 에너지 라운드를 주도했다. 이 외에도 특화 보험 스타트업 비베레 파트너스(Vivere Partners)와 수소 에너지 개발업체 포리에(Fourier)에 대한 소규모 투자도 병행하며 다양한 에너지·인프라 기업에 손을 뻗었다.
주목할 만한 움직임으로는 Ocampo Capital이 7건의 투자를 직접 주도하거나 공동 주도하며 단일월 리드 딜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투자 건수 자체는 적었지만, 그리노크스 캐피탈(Greenoaks Capital)이 주도한 Safe Superintelligence의 총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규모 자금 유치는 단일 라운드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기업가치는 320억 달러(약 46조 원)에 달했다.
아이디어 발굴과 초기 투자 분야에서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다시 한 번 22건의 투자 실적으로 정상을 지켰다. 인큐베이터·액셀러레이터 투자 건은 통계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이들이 초기 시장 진입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4월 벤처 투자 흐름은 뚜렷한 위축세를 보였다. 주요 VC가 활동을 줄이며 관망세에 들어간 가운데,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코슬라 벤처스 같은 일부 대형 VC만이 활황을 이어갔다. 특히 에너지와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집중은 AI 기반 산업의 에너지 소비 확대와 맞물려 새로운 투자 테마로 부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