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체인의 ‘플라이휠’ 구조, 혁신인가 리스크인가…디스프레드가 경고한 역플라이휠 시나리오

| 이도현 기자

최근 탈중앙화 금융(DeF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는 가운데, 새로운 구조의 생태계로 주목받고 있는 베라체인(Berachain)에 잠재된 리스크 요소들이 부각되고 있다. 디스프레드(DeSpread)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베라체인의 핵심 작동 메커니즘인 ‘플라이휠 구조’가 갖는 강점과 동시에, 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역 플라이휠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플라이휠은 생태계 참여 주체 간의 인센티브 얼라인을 기반으로 유동성, 토큰 수요, 인센티브가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다. 베라체인은 밸리데이터, 유동성 공급자, 프로토콜 간 상호 보상 메커니즘을 도입해 독자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특히, $BGT와 $BERA 토큰은 유동성과 보상 배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유저들은 예치를 통해 $BGT를 파밍하고, 이를 위임하거나 소각하여 $BERA로 전환할 수 있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이러한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생태계의 빠른 확장이 가능하지만,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역 플라이휠이 작동하며 급격한 생태계 수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역 플라이휠의 대표적인 첫 번째 원인은 $BERA 가격 하락이다. $BERA는 베라체인 네트워크의 스테이킹 자산이자 다양한 유동성 풀의 핵심 구성 자산이다. 따라서 가격 하락은 네트워크 보안 약화와 동시에 생태계 유동성 위축으로 직결된다. 특히 보이코 프로그램과 같은 대규모 유통 일정이 존재하며, 이는 단기간에 추가 매도 압력을 만들어 역 플라이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리스크는 $BGT 유저의 대규모 이탈이다. 리워드 볼트 예치를 통해 획득한 $BGT는 언제든지 5시간의 언스테이킹 기간을 거쳐 $BERA로 전환, 매도할 수 있다. 대량의 $BGT 보유자가 동시 이탈할 경우 $BERA 유통량 급증과 가격 하락, 그리고 연쇄적 패닉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디스프레드 분석에 따르면 BGT의 소각 물량과 유동화 BGT(iBGT)의 프리미엄 추이는 생태계 내 심리와 구조를 진단하는 유의미한 지표로 작용한다.

또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메인넷 기준 연간 10%의 $BGT 인플레이션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생태계가 꾸준히 외부 유동성을 끌어오지 못하면 인플레이션은 결국 토큰 가치 희석으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 플라이휠을 유지하기 위해선 $BERA를 초과 유통하지 않으면서, 유의미한 수수료 수취 메커니즘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온체인 애플리케이션 유입이 필수적이다.

끝으로, $BGT의 집중 현상은 네트워크 중심화와 함께 자본 독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주요 위협 요소로 지목된다. 낮은 진입 장벽을 바탕으로 일부 유동화 프로토콜이 $BGT를 집중적으로 확보하여 자체 플라이휠을 강화하면, 생태계 내 자금이 특정 주체로만 쏠리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새로운 프로젝트의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생태계 다양성 상실과 사용자 이탈로 인한 역 플라이휠 진행으로 이어진다.

플라이휠의 구조적 복잡성과 다층적인 위험 요소들은 베라체인 생태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포지션과 리스크 요인을 명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디스프레드는 베라체인이 역 플라이휠이라는 내부적 리스크를 통제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거버넌스 수준의 주체적 대응과 함께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