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이종섭 교수가 22일 열린 'WEB3 기후테크 포럼 2025'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웹3 기반의 AI 에이전트 플로우 기술이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발표에서 웹3, 블록체인, AI 기술이 융합된 '에이전트 플로우' 개념을 소개하며, 탄소배출권 시장의 구조적 문제인 검증 불투명성과 이중계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해당 기술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 플로우,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 기반 마련
이 교수는 웹3 AI 에이전트 플로우를 데이터 인지(Perception) → 분석 및 추론(Reasoning) → 행동(Action) → 피드백(Feedback)으로 구성된 순환 메커니즘으로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ESG 보고서 등 비정형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처리하고,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평가 및 실행함으로써, 인간의 개입 없이도 데이터의 무결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탈중앙 신원 인증(DID)과 블록체인 온체인 기록이 결합돼, 데이터 소유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고, 생성된 가치의 일부를 보상받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탄소 배출권의 온체인화 및 자산 유동화 사례
이 교수는 웹3 기술이 적용된 탄소배출권 거래 사례로 투칸 프로토콜(Toucan Protocol)을 소개했다. 이 프로토콜은 오프체인 탄소상쇄권을 NFT로 발행하고, 이들을 펀저블 토큰으로 통합해 시장에서 유통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가진다.
그러나 투칸 프로토콜이 자동화 미비, 특히 오라클 문제로 인해 신뢰성과 확장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 교수는 AI 에이전트 플로우 기반의 완전 자동화 시스템이 자발적 탄소시장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반 ESG 데이터 검증 실험
현장 시연에서는 ESG 보고서를 AI가 자동 분석하여 탄소 감축 활동의 정량적, 질적 요소를 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 과정에서 퓨로얼스(Puro.Earth) 기준과 같은 국제적 인증 기준에 적합한지를 자동 판단하는 기능도 시연됐다. 이 교수는 향후 인증기관이 해당 시스템을 직접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며, DAO 기반의 합의 검증 방식이 이를 가능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확산을 위한 퍼블릭 블록체인 채택 필요"
청중 질의응답에서는 웹2와 웹3 기반 시스템의 현실적 차이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이 교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하며, ESG 시장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번 포럼은 기술적 개념을 실증 사례와 함께 제시하며, ESG와 탄소시장 분야에서 웹3 기술이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종섭 교수는 “기술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탈중앙적이고 자동화된 시스템이 자발적 탄소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제도적 연계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