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6월은 매서운 투자 열기로 채워졌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대표 주자인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은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투자사로 꼽혔다. 이 기업은 지난달 무려 15건의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그 중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사이에라(Cyera)의 5억4,000만 달러(약 777억 원) 규모 시리즈 E 투자와 리걸테크 스타트업 하비(Harvey)의 3억 달러(약 432억 원) 투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뒤이어 Y 콤비네이터(Y Combinator)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통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알려진 이 기관은 요즘 들어 후속 투자 라운드에도 활발히 참여하며 벤처 투자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6월 한 달간 14건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여기에는 개코 로보틱스(Gecko Robotics)의 1억2,500만 달러(약 180억 원) 규모 시리즈 D 및 캐너리 테크놀로지(Canary Technologies)의 8,000만 달러(약 115억 원) 투자 유치가 포함됐다.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와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도 각각 12건의 투자를 진행하며 상위권을 채웠다. 계약 건수뿐 아니라 리드 투자자로서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이 중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6월 가장 많은 리드 투자를 진행한 벤처캐피털로 집계됐다. 이들은 AI 기반 의료 기록 서비스 스타트업 어브리지(Abridge)에 3억 달러(약 432억 원)를, 고객 응대용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카곤(Decagon)에 1억3,100만 달러(약 189억 원)를 각각 투자했다.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의 6억 달러(약 864억 원) 시리즈 F 투자에 공동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는 방산 기술 유니콘 앤듀릴(Anduril)에 대한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투자로 단번에 상위 투자사로 부상했다.
이들 모든 투자 액수를 단숨에 압도한 것은 메타(Meta)의 단일 거래였다. 메타는 AI 벤처 스케일 AI(Scale AI)에 143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를 투자하며, 6월 한 달간 미국 스타트업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집행한 투자 주체로 기록됐다. 이 거래를 통해 메타는 스케일 AI의 지분 49%를 확보했으며, 창업자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과 일부 핵심 인력이 메타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드 투자 시장에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리벨 펀드(Rebel Fund), Y 콤비네이터 그리고 얼루미나이 벤처스(Alumni Ventures) 등은 시드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AI 기업 싱킹 머신즈 랩(Thinking Machines Lab)에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 리드 역할을 담당하며 역대 최대 시드 딜 중 하나를 성사시켰다.
6월은 AI, 사이버보안, 리걸테크, 방산 기술 등 전방위 기술 분야에서 미 벤처캐피털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지속된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자금 몰이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