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쿼이아 캐피털 출신 파트너인 맷 밀러(Matt Miller)가 새로운 유럽 중심 벤처 펀드를 내놓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밀러는 현재 3억 5,500만 달러(약 511억 원)의 기관투자자 자금을 확보한 상태이며, 총 4억 달러(약 576억 원)를 목표로 하는 이 신규 펀드는 런던에 기반을 둘 예정이다.
그가 이번 펀드를 통해 주로 투자할 분야는 유럽의 인공지능(AI) 및 B2B 분야 시리즈B 스타트업으로, 기술력과 시장 진입 초기단계를 넘은 기업들에 집중할 계획이다. 밀러는 2021년 세쿼이아의 유럽 확장을 이끌기 위해 런던으로 이주했으며, 이후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나 이사회 내 갈등 이후 지난해 12월 회사를 떠났다.
세쿼이아 재직 당시 그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기업 콘플루언트의 기업공개(IPO)를 주도하며 당시 110억 달러(약 1조 5,84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 거래로 포브스 ‘마이다스 리스트 유럽’에도 올랐다. 이밖에도 영국 반도체기업 그래프코어와 독일 자동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n8n 등에 대한 투자도 주도했다.
밀러는 지난해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럽의 훌륭한 창업자들에 집중하는 펀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할 시점이 됐다”며 독립 펀드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기업가로 다시 출발하고자 했던 오랜 꿈을 이뤘으며, 내가 사랑하는 유럽 시장을 위한 맞춤형 벤처 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새롭게 출범시키는 펀드는 최근 침체된 유럽 벤처 투자 시장 흐름과 맞물린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최근 분기 동안 유럽 전역의 약 1,200개 스타트업이 총 126억 달러(약 1조 8,144억 원)를 유치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거의 변화가 없고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수치다.
흥미롭게도 유럽 내 주요 국가들의 투자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5년 2분기 기준, 독일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들이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은 벤처 자금을 유치하며 영국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는 유럽 투자 흐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