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시장에서 이더리움(ETH) 현물 ETF가 비트코인(BTC) ETF를 빠른 속도로 앞질렀다. 최근 1주일간 9개 이더리움 ETF로 유입된 자금은 약 18억 달러(약 2조4천억원). 같은 기간 비트코인 ETF로 들어온 자금은 7천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이더리움 ETF는 16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며 투자 흐름의 중심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
■ 규제 변화가 만든 기회
가장 큰 배경은 미국에서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혁신법(GENIUS Act)’이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등록과 준비금 규제를 명확히 해 투자 불확실성을 크게 줄였다. 특히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많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가 곧바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제도권 편입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 실사용성 중심의 투자 매력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가치 저장 수단에 그친다면,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DeFi), NFT, 스마트 계약 등 다양한 응용처를 갖춘 점이 부각됐다. 기술적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의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최근 진행된 ‘Pectra 업그레이드’로 스테이킹 한도가 32 ETH에서 2048 ETH로 확장된 점도 기관 투자자 진입을 돕는 요인이다.
■ ETF 운용사와 기관 보유 확대
블랙록의 iShares Ethereum Trust(ETHA)는 이번 주에만 12억9천만 달러를 모으며 ETF 역사상 세 번째로 빠른 100억 달러 돌파 기록을 세웠다. 피델리티의 Ethereum Fund(FETH) 역시 3억8천만 달러가 유입돼 총 운용자산 23억 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조셉 루빈이 이끄는 SharpLink Gaming은 최근 8만 ETH를 추가 매입해 총 36만 ETH 이상을 보유, 전 세계 최대 기업 보유자가 됐다.
■ 컨센시스의 전략적 재편
이더리움 생태계를 주도하는 컨센시스는 최근 인력의 7%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Web3Auth 인수 이후 조직 효율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선택적 인력 조정과 함께 핵심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이더리움 중심 생태계 확장에 맞춘 전략 재배치로 읽힌다.
■ 비트코인과의 차별화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 유사한 안정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잡은 반면, 이더리움은 확장성과 혁신성을 앞세워 성장형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규제 명확화와 기술 진보가 맞물린 가운데 ETF 유입은 향후 스테이킹 ETF 승인 기대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 투자자 시사점
전문가들은 “ETF 자금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은 단순한 단기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라며 “비트코인 중심이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이더리움 비중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솔라나, XRP 등 차세대 자산 ETF 출시에 따른 시장 확장 가능성도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