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핀테크에 1조원 쏠렸다… 美 VC, 7월 빅딜 랠리 주도

| 김민준 기자

미국 벤처 투자가들이 무더위만큼이나 뜨겁게 움직인 7월, AI와 핀테크 부문에서 굵직한 투자가 집중되며 주요 VC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선도 투자자 중심으로 보면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가 이달 가장 많은 리드 딜을 주도하며 시장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Y 콤비네이터(Y Combinator)는 비선도 투자까지 합산 시 전체 딜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Y 콤비네이터는 5,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투자를 기준으로 18건에 참여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그 뒤를 이어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12건을 기록했고, 트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파이오니어 펀드(Pioneer Fund), 인사이트 파트너스, 박스그룹(BoxGroup),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등도 각기 7건씩 투자를 단행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가장 많은 리드 투자 건을 집행한 투자사로는 인사이트 파트너스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이번 달에만 총 7건의 리드 투자를 단행했는데, 대표적으로 개방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툴을 제공하는 아나콘다(Anaconda) 시리즈 C 라운드에 1억 5,000만 달러(약 216억 원)를, 건설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인 트렁크 툴스(Trunk Tools)의 시리즈 B 투자에 4,000만 달러(약 58억 원)를 집행했다.

이어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리드 투자 기준 4건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으며,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와 트라이브 캐피털이 각각 3건으로 뒤를 이었다.

자금 투입 규모 측면에서는 서르고캡 파트너스(SurgoCap Partners)와 티로 프라이스(T. Rowe Price)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두 기업은 공동으로 대체 투자 플랫폼 아이캐피탈 네트워크(iCapital Network)의 자금 유치 라운드에 참여해 총 8억 2,000만 달러(약 1조 1,800억 원)를 투자, 이 회사의 기업 가치를 75억 달러(약 10조 8,0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7월 전체 스타트업 투자 중 최대 규모였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구간에서는 아이코닉 캐피털(Iconiq Capital)이 두각을 보였다. 최근 AI 분야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이 투자사는 핀테크 유니콘인 램프(Ramp)의 시리즈 E 라운드에 5억 달러(약 720억 원)를 투자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시드 단계에서는 Y 콤비네이터의 '절대 강자' 입지가 굳건했다. 총 24건의 초기 투자 집행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Y 콤비네이터 출신들이 결성한 파이오니어 펀드가 9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벤처 캐피탈 시장의 재가열은 AI 및 핀테크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피그마(Figma)의 상장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고,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AI 기업 xAI가 주도한 대형 자금 유치 사례는 업계 전반에 다시 한번 ‘빅딜’ 기대감을 심어줬다.

7월의 자금 흐름은 단순히 투자 건수나 집행액만의 문제가 아니라, AI 기반 기술기업 중심의 자금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벤처 투자자들이 여기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