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 회장은 국내 스테이블코인이 충분한 승산이 있다며 원팀을 이루고 합리적인 규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 회장은 10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온체인 심포지엄에서 ‘스테이블코인과 대한민국 금융 주권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원팀을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조연설을 시작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가 넘어야 할 세 가지 장벽을 넘어섰음을 강조했다.
그는 "첫째, 내재가치가 없다는 지적은 법정화폐를 100% 준비금으로 두면서 해결했고, 둘째, 가격 변동성은 법정화폐와 1:1 보장으로 방어했으며, 셋째, 지켜줄 법이 없다는 점은 유럽의 미카(MiCA), 일본의 법, 그리고 국내에서 준비 중인 법안 등으로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테더와 서클이 오랜 기간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며 개념증명을 마쳤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전세계 많은 시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인정되고 있다면서 "남미에서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거래 비용과 속도를 맞출 수 있는 것은 스테이블코인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북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분위기 반전을 가져온 일등 공신은 트럼프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경종(wake-up call), 최고의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방향도 제시했다. 현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제대로 쓰이려면 유통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며 "서클이 아크라는 메인넷을 개발하는 이유도 결국 유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컴플라이언스는 고객이나 매장이 직접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내재화돼야 한다"며 "유동성은 자동으로 처리되고 송금 속도는 인터넷 속도와 같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별도로 떼어놓고 볼 것이 아니라 토큰화되는 금융상품의 세계 전체를 함께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정부가 전자금융법 개정을 통해 토큰증권 발행을 지원하려 하지만 채권은 제외하고 비정형 증권만 허용하는 낡은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모든 것을 토큰화할 수 있도록 법을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에서의 일부 모순도 언급했다. 국내는 발행사의 이자 지급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서클, 일본 JPYC처럼 이자를 지급하는 사례가 존재한다며 공정 경쟁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지니어스법은 발행사의 이자 지급을 금지하지만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을 맡기면 이자가 발생하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한국은 경제 강국이지만 원화의 국제적 위상은 미미하다"며 "SWIFT 거래 통계에서 원화는 20위 안에도 들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 자본당국이 자본 유출을 엄격히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경쟁력을 통해 원화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원화가 달러, 엔화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만큼 암호화폐 생태계 안에서의 충분한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은 충분한 자본을 축적했고 자금을 잠들지 않게 똑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가 작년에 70만 대의 자동차를 팔았다며 "만약 현대자동차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할 때 2% 할인을 제공한다고 하면 이는 손해가 아니라 한국 부채를 매입해 2.4%의 이자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 급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일된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자본금 10억, 50억 원 기준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제도를 마련한다면, 단일 대오를 구축해 통화 주권을 지키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체인 심포지엄은 웹3 핵심 의제인 ‘온체인 금융의 미래’를 B2B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블록체인 미디어 ‘토큰포스트‘가 주최하고 코인리더스, 테더, 크립토닷컴이 공동 주관했다.
전통 금융권과 블록체인 기업이 함께 온체인 금융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이자 스테이블코인, RWA 등 새로운 온체인 인프라가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는 구체적인 경로를 제시하는 무대이다. 온체인 기술의 잠재력과 파급력을 확인하고 온체인 자산이 미래 금융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게 될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행사 참석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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