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알트체인의 생명선이 되다…코인이지, 생존 조건 분석

| 이도현 기자

코인이지(CoinEasy)는 최근 리서치를 통해 알트코인 체인들이 토큰 가격 하락과 내러티브 소진이라는 이중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존할 수 있는 이유로 ‘스테이블코인 유틸리티’를 지목했다.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알트체인의 내러티브는 대부분 소멸했으며, 이제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전송하는 인프라’로서 현실적인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스마트 컨트랙트 체인들이 유지되는 주요한 동력은 스테이블코인의 존재다.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트론(TRX) 등은 NFT, 게임, DeFi 같은 다양한 기능을 내세웠지만, 오늘날 사용자들은 더 이상 이들 체인의 네이티브 토큰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대신 그 가치는 수수료 지불을 위한 연료(gas)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인이지 리서치에 따르면 이는 저렴한 수수료 구조, 사라진 투기 수요, 비트코인의 가치저장 기능 강화 등 복합적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전체 시가총액은 2,630억 달러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2조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자산은 신흥국 통화보다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자 디파이(DeFi) 및 온체인 금융 서비스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미국 이외 지역에서 달러를 디지털 방식으로 공급하는 ‘온체인 유로달러 시스템’의 중추로 기능하고 있어, 정치적 중립성과 실용성 면에서 알트체인에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알트체인들이 실질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도 변화하고 있다. 빠른 속도, 낮은 수수료, 탄탄한 보안성,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 기반이 이제 필수 요건이다. 이들은 더 이상 내러티브나 철학이 아닌, 인프라 품질로 경쟁해야 한다. 해당 리서치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움직이는 크로스체인 스왑 인프라가 그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된다.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예컨대 이더리움 기반의 USDC와 트론 기반의 USDT 간 전환이 직접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사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준다. 이 같은 제약은 스테이블코인 간 크로스체인 스왑 인프라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이는 단순 브리지를 넘어 유동성 중심 허브의 역할에 근접하고 있다. 현재 이 구조를 활용하면 수수료 최적화, 특정 체인 서비스 접근, 스테이블코인 간 수익률 차이 활용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활성화될 수 있다.

한편 비트코인(BTC) 체인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Omni Layer, OMNI-Bolt, Liquid Network 등은 성과 면에서 미미하며, 전체 사용량의 0.06%에 불과하다. 이는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탁월하지만 전송 인프라로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도 점차 체인 중립적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 테더, 서클 등은 기능성과 수요에 따라 지원 체인을 선택하며, 역량이 떨어지거나 사용자 기반이 약한 체인에는 더 이상 토큰을 배포하지 않는다. 쿠사마, 알고랜드, EOS(현 Vaulta) 같은 프로젝트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배제된 사례는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알트체인의 생존 여부는 더 이상 가격이나 투기 열기가 아닌, 유틸리티 및 인프라 수준에서 결정된다.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온 이용 수요와 결제 네트워크로서의 역할은 알트체인의 존재 가치를 실질적으로 지속시키는 추진력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모든 가치는 다시 비트코인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블코인이 아무리 달러 수요를 수출한다고 해도 결국 달러의 구매력 저하는 피할 수 없으며, 이때 투자자들은 다시 비트코인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게 코인이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