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투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진단이 KBW2025 현장에서 나왔다. 이는 전통 금융 기관의 크립토 수익 도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9월 23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KBW2025: IMPACT’에서 ‘기관 수익 관리’라는 주제로 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권성민 토큰포스트 창업자가 사회를 맡았으며 알레시오 콰글리니 헥스 트러스트 공동 창업자 겸 CEO, 루이스 김 해피블록 CEO, 지오바니 산나 클레오스 공동 창업자가 자리했다.
권성민 토큰포스트 창업자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 매력적인 수익률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체인 금융이 실제로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전통 금융 대비 온체인 수익의 경쟁력과 대규모로 안전하게 활용될 가능성 등을 화두로 던졌다.
기관 온체인 투자를 지원하는 헥스 트러스트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대표는 먼저 온체인에서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수익 유형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9월 23일 ‘KBW2025: IMPACT’ 패널 토론에서 권성민 토큰포스트 창업자(MOD), 알레시오 콰글리니 헥스 트러스트 공동 창업자·CEO, 루이스 김 해피블록 CEO, 지오바니 산나 클레오스 공동 창업자 / 토큰포스트
콰글리니 대표에 따르면 온체인 수익 유형은 첫째, 블록체인 프로토콜 보상이다. 과거에는 작업증명(PoW)을 통해 보상이 발생했으나, 현재는 주로 스테이킹을 통해 네트워크 안전성 확보에 기여하는 대가로 보상이 주어진다.
둘째는 금융 시장 활동에서 비롯되는 수익이다. 현물 매수와 무기한 선물 매도를 결합한 베이시스 차익거래, 담보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 디파이 파밍 보상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는 실물자산 토큰화(RWA) 수익이다. 머니마켓펀드(MMF)나 미국 국채(T-bill)와 같은 전통 자산 수익을 토큰화해 온체인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알레시오 대표는 “블록체인 금융의 가장 큰 특징은 ‘레고 파이낸스’ 구조”라며 ETH를 스테이킹하고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을 받아 담보 대출을 실행하는 등 서로 다른 위험과 보상을 조합해 다층적인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 금융에서는 투자은행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복잡한 구조가 블록체인에서는 디파이 메커니즘을 통해 구현된다”며 “다음 단계는 새로운 위험 감수 활동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실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자산 수익 플랫폼 해피블록의 루이스 김 CEO는 온체인 투자의 수익성에 대해 “일반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은 더 큰 위험이나 인플레이션과 관련된다”고 말했다. 또 국가별 환경이나 투자자 유형에 따라 높은 수익으로 보일 수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적인 국가에서는 온체인 수익률이 여전히 높지만 앞으로는 점차 낮아질 것”이며 “한국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하락세에 있어 온체인 수익률이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상황이고, 이는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활발히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USDC 기반 수익 전략과 결제 지원 앱을 운영하는 지오바니 산나 클레오스 공동 창업자는 “오늘날 시장은 과거 암호화폐 시장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이는 수익 기회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으며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고유 전략이 결합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APY가 50~100%까지 치솟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대였다”며 “지금의 초점은 과도한 수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보다 지속 가능하고 위험을 조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전략이 정교해지고 새로운 기준과 규제가 도입되면서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토큰포스트 창업자는 “이제는 전통 금융(TradFi)이든 탈중앙 금융(DeFi)이든 수익 기회는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진짜 중요한 질문은 그것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느냐, 그리고 어떻게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라고 첨언했다.
이어 “높은 수익에는 언제나 높은 위험이 따른다”며 디파이가 이같은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며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질문했다.
해피블록 대표는 “디파이의 위험 관리 방식은 전통 금융의 담보 구조와 유사하다”며 “전통 금융에서 담보와 채권 가치를 맞추듯, 디파이에서도 서비스마다 신용 평가나 위험 지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파이 프로토콜을 사용할 때 상대방은 결국 프로토콜 자체이지, 그 배경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기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참여하려면 프라임 커스터디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수탁·보관 체계와 운영 통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파이의 건전성을 평가하려면 자금 유입·유출, 담보 축적 속도, 실제 활동하는 이용자 수 같은 지표가 중요하다”며 “이런 요소들이 뒷받침돼야 디파이가 신용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거래소에서는 담보를 요구해 신용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지만, 디파이는 본질적으로 신뢰가 필요 없는 구조이므로 주된 위험은 운영 리스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헥스 트러스트 대표는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은 고객 유형에 따라 크게 다르다”며 “우리는 커스터디 기업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보관과 보안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두 가지 고객군을 상대한다. 하나는 디파이 프로토콜과 네이티브 프로젝트, 다른 하나는 기관 투자자”라며 “두 그룹의 요구는 점차 수렴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디파이 프로토콜의 경우 보안성과 함께 다양한 기능을 빠르고 간단하게 제공받길 원한다”며 “네이티브 스테이킹, 검증인 다변화, 온체인 담보 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돼야 하고, 이는 분산 거버넌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관 투자자는 접근 요구는 단순하지만 법적·제도적 틀을 가장 중시한다”며 “서비스가 안전하게 운영되고 면허와 인증이 확보돼 있는지, 파산 시에도 자산이 다른 채권자와 분리돼 보호되는지를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최근 디파이 프로토콜이나 토큰 발행사들도 점차 규제 환경에 맞춰 면허와 인증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는 업계 내부 요구라기보다 기관 투자자들이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랭클린, 피델리티 같은 대형 펀드사의 투자를 받으려면 디파이 기업 역시 거버넌스와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실물자산(RWA) 토큰화 질문에 클레오스 공동 창업자는 “RWA은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 중 하나”라며 “국채, 부동산 같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효율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토큰화된 국채(T-bill)를 하나의 RWA로 통합해 운용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직접 발행사나 커스터디와 마찰을 겪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제도권 리스크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식은 이용자들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기관급 리스크 관리 체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RWA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이미 이 새로운 자산군에 진입하기 시작했지만 대형 기관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며 “앞으로 큰 폭의 발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피블록 CEO도 “규제 프레임워크가 아직 정비되는 과정이지만 결국 유통 시장(secondary market)은 온체인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은행권에서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이는 토큰화 자산과 실제 국채 같은 전통 자산을 연결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큰포스트 창업자는 “전체 인프라도 이미 상당히 성숙해지고 있으며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불과 3년 전만 해도 은행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거의 표준처럼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들은 기관 투자자들의 크립토 수익 채택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이 이미 2~5% 수준으로 크립토 자산에 할당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향후에는 스테이킹과 디파이 등 다양한 수익 요소가 규제된 기관 상품에 포함될 것”이라며 “중앙은행, 금융기관, 디파이, 자본시장이 경쟁하는 구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AI 기반 전략이 프로토콜을 최적화하며 수익 구조가 사용자 중심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크립토 수익은 점차 일상생활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람들이 별도의 금융 상품이 아닌 일상적인 소비 과정 속에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5: IMPACT(KBW2025: IMPACT)'가 9월 23~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다. 팩트블록이 주최하고 빗썸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규제 기관, 주요 블록체인 기업, 금융사 및 투자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자산과 금융·기술 산업의 주요 의제를 다룬다.
올해 KBW2025: IMPACT에서는 '워싱턴과 서울의 만남, 가상자산과 AI의 융합(Where Washington Meets Seoul, and Crypto Meets AI)'을 메인 슬로건으로 내걸고, 글로벌 규제, 인공지능(AI), 실물자산 토큰화(RWA), 기관 금융과 블록체인의 교차점을 주제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된다.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 백악관 디지털자산위원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테더·서클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 국내 주요 정당과 시중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산업 변화와 전망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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