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원화 거래소 대표들은 법인과 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확대가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규제 환경 변화와 정부 협력, 국민이 지탱해온 리테일 시장의 저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글로벌 G2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9월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KBW2025: IMPACT'에서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미래'를 주제로 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김재진 닥사 부회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허조셉 고팍스 이사, 이주현 빗썸 전략법무실장, 진명구 코빗 정책실장, 강민규 코인원 그룹 리드 겸 이사가 자리했다.
허조셉 고팍스 이사는 법인 참여와 규제 정비를 통해 시장 불안 해소, 가상자산 가치 상승, 시장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 이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뿐 아니라 다양한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 시장 변화를 이끌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글로벌 기업의 가상자산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 "법인이 크립토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혁신 경쟁력 강화와 수요를 위해 법인 참여는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신중한 검토와 준비, 유연한 전략으로 디지털 자산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으며 이러한 기관 참여를 통해 시장은 한층 더 커지고 법인이 지향하는 가치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 규제가 빠르게 정착되고 법인 참여도 단계적으로 허용되는 중이라면서 연계 사업도 급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DAXA와 협력해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규제 정비와 신뢰 강화는 법인 참여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빗썸 전략법무실장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법인, 기관이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스피·코스닥을 합친 거래량을 보이는 세계 2위 시장"이라며 "전적으로 잘 교육받은, 역동적이고 새로운 것을 잘 수용하는 국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자가 한국 시장에서 배우고 있고, 한국 시장에서의 실험을 해외 성공 가능성의 가늠자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단계적인 법인 참여 로드맵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선 당시 강조했던 'ETF'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안착을 위해서는 유동성을 공급할 기관 투자자와 금융 투자자의 참여와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신속한 법인 참여 허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조금 늦었지만 법인 참여를 서둘러 허용하면 디지털 친화적이고 역동적인 한국 시장은 디지털 G2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현대차·하이브 같은 글로벌 기업이 토큰화돼 24시간 즉시 결제 거래되는 시대가 열리면 대통령이 말하는 '코스피 5000' 달성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빗썸 전략법무실장은 "자금 융통은 금융의 기본이며 이를 통해 큰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서 "증권 토큰화를 통해 결제 기일을 2일 앞당겨 전통 금융 규모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규제) 단초를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빗 진명국 본부장은 "코인베이스의 경우 고객 80%가 기관이다. 매출의 60%가 법인에서 나오고 기관 고객의 70% 수익이 ETF에서 발생한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는 한국도 법인 참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단계적 로드맵에서 '중장기적'이라는 표현이나 논의 상황을 보면 일반 법인 참여는 내년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하며 "더 전향적이고 신속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코빗은 최초 거래소지만 점유율은 줄었음에도 법인 가입자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과의 연계 계좌를 기반으로 은행의 기존 기관 투자자 영업 및 관리 노하우와 AML·CFT 운용 경험을 공유하며 법인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빗 본부장은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 등 규제기관이 우려하는 부분에 있어서 금융기관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은행과 협력하는 경우, 시범 사업을 통해 빠르게 문제점을 발견, 보완하게 하면 신속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코인원 강민규 이사는 "국내 거래소들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도 당국과 협력하며 규제에 적응해왔다"며 "어려운 시기였고 지금도 과정 중에 있지만, 이로 인해 현재 5대 원화 거래소가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 적응력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국내 거래소를 세계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각 국내 거래소가 역량을 갖춘 만큼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정치적, 정책적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규제로 인해 막혀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집중해야 되는 부분은 해외에 대기하고 있는 해외 법인들의 국내 투자 방안"이라면서 "국내 규제와 플랫폼이 준비돼 있는지를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법인 실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해외 법인들도 자유롭게 국내 플랫폼을 이용해서 국가적인 부의 창출은 물론, 국가적인 균형발전, 세계적인 세계화 추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인원 이사는 "과거 외국 거래자가 많아 안정성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규제로 인해 해당 시장이 위축되고 한정된 국내 시장이 과열된 점이 있었다"면서 "규제 속도나 기술력으로 볼 때 국내 거래소 우위가 높은데 국내 플랫폼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춰 논의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 정부와 입법 속에 규제 관리를 넘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집중하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G2로 나아가는 데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닥사 부회장은 "국내 시장에 남아있는 유일한 글로벌 경쟁력이 국내 리테일 시장의 막강한 유동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10여 년간 엄혹한 현실 속에서도 시장과 자체적인 발전을 이루며 시장을 지탱해온 국내 가상 자산 사업자분들의 노고가 분명히 있었다"며 "그 기여도 다시 한 번 제고되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5: IMPACT(KBW2025: IMPACT)'가 9월 23~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진행 중이다. 팩트블록이 주최하고 빗썸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규제 기관, 주요 블록체인 기업, 금융사 및 투자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자산과 금융·기술 산업의 주요 의제를 다룬다.
올해 KBW2025: IMPACT에서는 '워싱턴과 서울의 만남, 가상자산과 AI의 융합(Where Washington Meets Seoul, and Crypto Meets AI)'을 메인 슬로건으로 내걸고 글로벌 규제, 인공지능(AI), 실물자산 토큰화(RWA), 기관 금융과 블록체인의 교차점을 주제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된다.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 백악관 디지털자산위원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테더·서클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 국내 주요 정당과 시중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산업 변화와 전망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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