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침체 속 돋보인 피스 네트워크…메사리, TVS·온체인 활동 동반 성장 분석

| 이도현 기자

글로벌 블록체인 리서치 기관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라클 플랫폼 피스 네트워크(Pyth Network)의 2025년 2분기 실적을 분석하면서, 악화되는 디파이 시장 상황 속에서도 피스 네트워크의 주요 지표들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TVS(총 담보 가치), 오라클 업데이트 수, 무작위성 서비스인 엔트로피(Entropy) 사용량, 오라클 무결성 스테이킹 참여율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스 네트워크의 2분기 TVS는 전분기 대비 4.8% 증가한 53억 1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한 주요 오라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대표 경쟁자인 체인링크(Chainlink)는 더 큰 증가율(58.8%)을 기록했지만, 다른 대형 오라클 플랫폼들이 역성장하거나 보합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피스의 성장세는 의미 있는 성과로 분석된다. 메사리 리서치는 특히 가격 업데이트 건수가 전분기 대비 10.8% 증가한 648,240건에 달했고, 누적 업데이트 수는 7억 5,910만 건으로 유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스 엔트로피는 2분기 동안 289만 건의 요청을 처리하며 78.1%의 거래 증가율을 기록, 5분기 연속 성장에 성공했다. 반면, 수익은 31,971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메사리는 이같은 수익 감소 원인을 낮은 수수료 구조의 애플리케이션 사용 확대로 해석했다. 한편, 5월 진행된 21억 개 PYTH 토큰의 언락 직후 오라클 무결성 스테이킹 프로그램에 예치된 PYTH 수량은 9억 3,800만 개로 급증하며 전분기 대비 46.9% 늘어났다. 해당 증가가 시기적으로 토큰 언락 직후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신규 유통 토큰이 스테이킹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활동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솔라나 기반의 카미노 스왑에서 운영 중인 익스프레스 릴레이 기능은 8,530만 달러 상당의 지정가 주문을 처리하며 고도화된 탈중앙화 거래 인프라를 실현했다. 비록 거래량과 팁 수령 규모는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평균 거래 규모는 오히려 증가해 고가 사용자 중심의 활동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메사리 리서치는 익스프레스 릴레이가 여전히 솔라나 생태계에서 MEV 방지 및 실행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핵심 구성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금융 자산 커버리지 확장도 주목할 대목이다. 피스는 분기 중 540개 이상의 글로벌 증시 종목(영국, 홍콩, 일본)을 포함해 신흥시장 통화(INR, KRW 등)와 IPO 상장일 가격 피드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해당 가격 피드는 100개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기관급 데이터로 이용될 수 있어, 디파이뿐 아니라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그넘 뱅크(Sygnum Bank) 및 외환 백엔드 업체인 인테그럴(Integral)과의 파트너십은 이러한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온체인 퍼스트파티 데이터 수급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메사리는 또한 이번 2분기 동안 피스 DAO가 활발한 운영적 거버넌스를 통해 오라클 프로토콜 구조 및 인프라를 지속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솔라나 메인넷에서 피스 레이저 계약을 업그레이드해 ECDSA 서명을 지원하게 된 점, TON 기반 오라클 스마트컨트랙트의 다중 피드 최적화, 검증자 노드의 효율성 개선을 위한 비활성 노드 제거 등은 거버넌스 투표를 통한 탄탄한 기술 운영 구조의 사례로 언급됐다.

보고서 말미에서 메사리는, 궤도에 오른 피스 네트워크의 크로스체인 데이터 전달 역량과 다양한 자산군 커버리지를 기반으로 향후 분기에도 탈중앙화 금융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파이 시장의 전반적 침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기록한 다수의 실적 지표 상승은, 피스 네트워크가 시장 조정기를 오히려 구조 강화의 기회로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