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 Token2049. 수천 명의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가 모인 가운데, “Mainstream Moment: Consumer Crypto at Scale” 세션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패널은 소비자 대상 암호화폐 서비스가 어떻게 주류 시장에 스며들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무대에는 업계 대표 플레이어들이 나섰다. 알렉상드르 드레퓌스(Chiliz CEO), 로함 가레고즐루(Dapper Labs CEO), 알렉산드라 레오우(Scale AI), 에바 우(eva.world CEO)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경험과 비전을 공유했다.
드레퓌스, “스포츠는 블록체인의 가장 현실적인 무대”
패널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칠리즈의 알렉상드르 드레퓌스였다. 그는 서두에서 칠리즈가 현재 전 세계 80개 이상의 스포츠 구단 및 조직과 협력하고 있으며, 팬 토큰을 통해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직접 구단의 의사결정이나 팬 경험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이 가장 현실적으로 활용되는 소비자 시장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다. 우리는 단순한 금융 자산이 아니라, 팬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효용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특히 올해 공개될 온라인 스포츠 게임 플랫폼을 언급했다. 팬들이 단순히 토큰을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 경기와 이벤트에 직접 참여하고 새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이다. 드레퓌스는 이를 “참여와 경험 중심의 소비자 크립토”라고 정의하며, 스포츠 산업과 블록체인의 접점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 가능성과 사용자 경험
로함 가레고즐루(Dapper Labs)는 Flow 블록체인을 통한 경험을 공유하며, 크립토 서비스의 가장 큰 과제는 “지속 가능한 토큰 경제 설계”라고 강조했다. 단기 유행을 따라 토큰 인센티브를 남발하는 모델은 오래가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팬과 사용자 모두에게 실질적 가치를 돌려주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라 레오우(Scale AI)는 데이터·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을 언급하며, “투명성, 신뢰성, 감사 가능성(auditability)”이 소비자 시장에서 블록체인이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이미 수많은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은 드물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의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바 우(eva.world)는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UX)을 강조했다. 그녀는 “대중은 복잡한 지갑 생성이나 시드 문구 관리 같은 과정을 원하지 않는다”며, 블록체인 서비스가 진정으로 주류가 되려면 Web2 수준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크립토의 현재와 미래
이번 세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메시지는 명확했다. “투자와 투기를 넘어, 실질적 사용성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소비자용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상당수는 단기적 가격 변동에 의존하며 소멸해 갔다. 그러나 이제는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그리고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접점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드레퓌스의 사례는 그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증거로 꼽혔다. 이미 스포츠 팬덤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이들이 온체인 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스포츠 팬덤은 블록체인과 결합했을 때, 가장 빠르게 주류로 확산될 수 있는 집단”이라며, 칠리즈가 그 길을 열고 있음을 강조했다.
“메인스트림으로 가는 길, 효용이 답이다”
Token2049의 이 패널은 소비자 크립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압축된 무대였다. 블록체인이 금융 영역을 넘어 일상 속으로 파고들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용, 그리고 지속 가능한 토큰 경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
그 중심에서 드레퓌스와 칠리즈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팬덤은 이미 온체인에 있다. 남은 건 이 경험을 얼마나 대중에게 확산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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