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파크, 암호화폐·예측시장 '칼시' 정면풍자…산업 대중성 재확인

| 류하진 기자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우스파크’가 최근 방영된 시즌 27화에서 다시 한 번 암호화폐 산업을 도마 위에 올렸다. 예측시장, 거래 앱, 미국 금융 규제 기관, 정치인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1997년 첫 방송 이후 전 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논쟁적이고 과감한 풍자를 이어온 ‘사우스파크’는 주요 글로벌 이슈를 꾸준히 조명하며 독자적인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디지털 자산은 시리즈에서 반복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이는 암호화폐 산업이 주류 문화 안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일부는 이러한 풍자가 불쾌할 수도 있다. 실제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사탄과 연인 관계로 묘사한 에피소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계는 이전까지 ‘사우스파크’의 언급을 오히려 대중적 인지도의 신호로 적극 수용해 왔다. 이는 밈 문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의 특성상, 부정적 묘사조차도 화제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화에서는 특히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관련 장면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GTA 6보다 칼시가 먼저 등장했네”라는 농담도 쏟아졌다. 이처럼 디지털 자산이 대중문화의 소재로 활용되는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며, 단순한 자산을 넘어 사회적·문화적 상징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사우스파크’가 다룬 내용은 가상이지만, 그 속에서 제기되는 정책, 규제, 시장의 약점에 대한 풍자는 현실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미국 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중 앞에 끌어내는 TV 프로그램의 역할도 결코 단순한 오락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암호화폐가 문화 담론의 한 축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풍자물의 영향력 역시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