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만평] 잠든 리테일, 일하는 자본

| 토큰포스트

한가위 밤, 거실의 불빛은 따뜻하다. 누군가는 송편을 빚고, 누군가는 잠에 들었다. 창밖으론 월가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다. 거대한 비트코인 달이 떠오르고, 그 아래선 검은 양복의 사람들—자본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리테일은 휴식 중이다. ETF, 트러스트, 파생상품… 새벽을 지새우는 건 사람의 욕망이 아니라 시스템의 알고리즘이다. 이번 불장은 소음이 없다. 거래창의 함성도, 채팅방의 “떡상” 구호도 사라졌다. 남은 건 유동성의 조용한 물결.

비트코인은 ‘탈중앙’을 외치며 세상에 나왔지만, 그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 건 중앙의 자본이다. 아이러니하나 필연이다. 혁명이 만들어 놓은 도구를 가장 먼저 익히는 건 언제나 제도다.

리테일은 꿈을 꾼다. 자본은 계산한다. 한쪽은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고, 한쪽은 달빛을 측정해 이자를 낸다. 이 불장은 감정이 아니다. 구조다.

달빛은 고요하지만, 그 빛 아래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조용한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