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G7 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

| 김서린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G7 통화 연동형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발행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독일 도이체방크, 스위스 UBS 등은 10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실물 통화와 1대1로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 발행 방안을 탐색하는 초기 단계의 협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공공 블록체인 상에서 실세계 통화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디지털 통화로,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 상승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 블록체인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엘살바도르에 본사를 둔 테더(Tether)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발행 잔액은 약 1,790억 달러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3,100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은행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동 연구의 목적은 디지털 자산의 효용성을 높이고, 금융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며, 동시에 규제 준수와 리스크 관리의 모범 사례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표준을 탐색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에는 산탄데르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씨티,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미쓰비시UFJ은행, TD은행그룹, UBS 등이 포함됐다.

한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 올해 초 자회사인 SG포지디지털(SG Forge)을 통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발행한 바 있으나, 유통 규모는 약 3,060만 달러로 제한적인 수준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네덜란드 ING, 이탈리아 유니크레딧 등을 포함한 유럽 9개 은행이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통 금융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실물경제에 접목하려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 여부와 기술 표준화 논의가 시장의 판도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