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50배? '도박은 돈으로, 인생은 지켜라'…알트코인 폭락이 남긴 교훈

| 김민준 기자

당신이 어른이고, 2025년의 인간이라면 50배 레버리지로 유동성 낮은 알트코인에 베팅을 하든 말든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본인의 돈으로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꼭 하나만 조언하자면, "당신의 돈으로 도박하라. 미래로 도박하지 마라."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기를 즐긴다면 감당 가능한 범위의 자산으로 해야 한다. 어제처럼 하루 만에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 규모가 증발하는 가격 폭락이 벌어졌을 때, 여기에 숨어 있는 원인을 찾는 건 의미 없다. 바이낸스 기술 오류였을 수도 있고, 누군가 공매도를 걸었거나, 시장 구조 자체의 문제 혹은 단순히 인간 심리의 집합일 수도 있다. 공통적인 진실은 단 하나—그 일이 벌어지면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방 청산이 날아가는 순간, 고배율 롱 포지션을 들고 있던 투자자들은 대응할 시간도 없이 전액 손실을 본다. 나 역시 이 업계에서 10년 가까이 몸담았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진실이 있다. 레버리지는 도박이라는 점이다.

도박도 절제와 인식이 있다면 괜찮다. 카지노는 화려하고 인간의 모험심을 자극하므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에 집을 걸겠는가? 전 재산을 배팅한 후 16에서 카드를 한 장 더 받겠는가?

디지털이라는 탈을 쓴 시장이기에, 거리감이 있고 감정이 배제돼 더 논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분석을 했고, 투자 논리도 있다는 자신감은 현실적 위험 앞에서는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의 한계를 지키는 것이다.

소액으로 에이다(ADA)든 도지코인(DOGE)이든 좋아 보이는 코인에 베팅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인생을 걸지는 말자. 과도한 레버리지를 견딜 만큼 이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어제 그 점이 증명됐다.

물론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거래소는 초고위험 배팅을 열어둬야 하는가? 시스템이 먹통이 됐을 때 거래소에 책임은 없는가? 규제기관은 왜 이 시대에 맞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런 논의와 별개로 명확한 사실이 하나 있다. 최종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위험을 선택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본인이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 이후에는, 단 5분이라도 기기를 내려놓고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그 위험 감수가 정말로 가치가 있는가?

그 짧은 5분이, 당신이 몇 년간 모아 온 사토시를 지킬 수도 있다.

이번 시장 충격에도 무사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반드시 교훈은 얻어야 한다. 안전하게, 신중하게 움직여야 미래가 훨씬 더 흥미롭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