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토큰포스트) 16일(현지시간) ‘Aptos Experience 2025’의 오후 세션 「Tokens, IPOs, and Tier 1s: Taking Projects Public On-Chain」은 이름 그대로 “온체인 상장(On-chain IPO)”을 주제로 삼았다. 전통 자본시장에서 기업공개(IPO)가 성장의 정점이라면, Web3 프로젝트의 ‘공개’는 곧 토큰 출시와 온체인 유통이다. 이 패널은 그런 변곡점을 직접 경험한 창업자, 투자자, 법률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현실적 조언을 쏟아냈다.
무대에는 백김(Hashed 제너럴 파트너), 클레어 자오(Hyperion 공동창업자 겸 CEO), 라이언 데이비드 윌리엄스(Ashbury Legal 창립 파트너)가 참여했다. 세션의 진행은 OKX Ventures의 제프 렌(Jeff Ren)이 맡았다.
“산업의 중심축은 이제 ‘Exit’으로 이동했다”
사회자 제프 렌은 “작년 패널 주제가 ‘투자와 도입(adoption)’이었다면, 올해는 ‘엑시트(exit)’다”라며 변화의 속도를 짚었다. 불과 1년 사이 크립토 프로젝트들이 자본시장 전략을 적극 채택하며, DATs, SPACs, 그리고 RWA(실물자산 토큰화) 영역이 모두 온체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누가 자산을 ‘토큰화할 것인가’보다, 누가 어떻게 공공 자본시장에 나설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Hyperion의 사례 — “온체인 IPO는 전방위적 팀워크의 결과”
클레어 자오는 자신이 이끄는 Hyperion의 TGE(Token Generation Event) 경험을 상세히 풀어냈다. 그녀는 “올해 7월 16일, Hyperion은 바이낸스 알파 론치패드의 첫 ‘본딩 커브 IDO’ 프로젝트로 토큰을 출시했다”며 “시작 후 10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고 회상했다.
출시 과정에는 Aptos Foundation의 LFM(Liquidity and Foundation Management) 프로그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토큰 설계, 보안 감사, 마케팅, 시장 조성까지 — 모든 과정에서 Aptos의 지원을 받았다. 특히 아시아 기반 팀으로서 서구권 KOL·미디어 네트워크 연결은 매우 큰 도움이 됐다.”
그녀는 “온체인 상장은 단순한 유동성 이벤트가 아니라, 기술·법률·마케팅·거버넌스가 동시에 맞물리는 총체적 과정”이라며, “이런 종합적 역량을 지원하는 생태계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Hashed 백김 — “TGE 타이밍의 정답은 없다, 적응력이 전부다”
Hashed의 백김 파트너는 시장 변화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최적의 TGE 시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만 봐도 바이낸스가 알파 프로그램을 밀어붙이면서 프로젝트들이 급격히 몰리고 있다. 하지만 마켓 타이밍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매크로 변수, 규제, 심지어 정치적 이슈까지 매주 달라진다.”
그는 “창업자는 ‘언제 상장할까’를 고민하기보다,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즉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통 IPO는 제품이 완성된 뒤 시장 환경을 살피며 타이밍을 잡는다. 그러나 많은 크립토 창업자들은 기술 완성과 동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실수를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법률가의 조언 — “엑시트 모델보다 ‘가치가 쌓이는 구조’를 설계하라”
라이언 데이비드 윌리엄스 변호사는 전통 자본시장 출신답게, ‘온체인 IPO’의 법적 구조를 짚었다. “토큰 발행과 IPO의 선택은 그 프로젝트의 가치가 어디에서, 어떻게 축적되는가에 달려 있다.”
그는 예시를 들었다. “만약 AAA 게임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IP 중심 회사라면 지분 구조(equity) 가 더 적합하다. 반면 순수 DeFi 프로토콜처럼 네트워크 효과와 온체인 거버넌스가 핵심이라면 토큰화가 합리적이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모든 프로젝트는 오프쇼어에서 무주체 재단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 유행했지만, 이제는 그런 획일적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규제 환경은 더 세분화되었고, 프로젝트별로 적합한 법적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오히려 단순한 구조로 출발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현명하다.”
“토큰화는 불가피하다 — 하지만 인프라는 아직 초입 단계”
패널은 실물자산 토큰화(RWA)와 증권형 토큰(STO)에 대한 시장의 준비도를 논의했다. 라이언은 “델라웨어는 이미 8년 전부터 지분 토큰화를 허용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 단계’, 즉 거래소와 시장조성자가 아직 토큰화된 주식을 취급할 인프라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DTCC, 나스닥, 로빈후드 등은 이미 파일럿을 시작했지만, 거래·청산·브로커 등록까지 규제 일체형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산의 디지털화는 되돌릴 수 없는 방향이며, 금융의 역사상 종이 자산은 언제나 더 가볍고 빠르고 저렴한 형태로 진화해왔다”고 덧붙였다.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 — 시장보다 창업자의 ‘성숙 속도’가 관건”
백김은 “크립토 업계는 언제나 시장이 준비되지 않은 공급을 내놓는 데서 혁신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2017년 ICO 때도, 탈중앙 컴퓨팅 프로젝트들이 수요가 없던 시점에 먼저 인프라를 만들었다. AI와 RWA도 같은 패턴이다.”
그러나 그는 창업자 개인의 성장 속도를 우려했다. “토큰이 수십억 달러 시가총액에 도달하더라도, 창업자가 그 스케일을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시장은 반드시 조정된다. 자본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지만, 인간은 선형적으로 성장한다.”
Hyperion 클레어 자오 — “Going Public = Going On-Chain”
클레어 자오는 패널의 마지막 발언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5년 안에 ‘상장한다’는 말은 곧 ‘온체인에서 토큰을 출시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그녀는 온체인 상장의 진정한 의미를 “유동성 확보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적 정렬(economic alignment)”이라고 정의했다. “Hyperion의 토큰은 서울의 트레이더, 리스본의 유동성 공급자, 그리고 Aptos 생태계 개발자를 한 줄의 코드로 연결한다. 이건 전통 주식이 절대 제공할 수 없는 ‘즉각적 이해관계 공유’다.”
물론 “24시간 열려 있는 시장과 실시간 거버넌스는 아름다운 혼돈(beautiful chaos)”이자, 전통 IPO보다 훨씬 큰 운영 부담을 수반한다고 덧붙였다.
“온체인 공개의 진짜 의미는 민주화된 참여”
이번 세션이 남긴 메시지는 명료했다. 온체인 상장은 유행이 아니라, 자본시장과 인터넷 거버넌스가 수렴하는 새로운 질서의 시작이다. 유동성의 민주화, 이해관계의 동기화, 글로벌 시장으로의 개방 — 이 모든 것은 “공개(Public)”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
토큰포스트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 유일의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초청돼 현장 취재 및 주요 세션을 단독 보도했다. 전체 세션 요약과 인터뷰, 추가 분석은 Aptos Experience 특집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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