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벤처투자, 설립 2년 만에 5천억 원 운용 목표…AI·로봇 스타트업 집중 육성

| 연합뉴스

IBK벤처투자가 설립 2년 만에 운용자산을 5천억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산업 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빠른 펀드 성장세와 함께 실제 투자 성과도 확인되면서, 생산적 금융 실현의 대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IBK벤처투자는 2023년 12월 IBK기업은행의 전액 출자로 출범한 국책은행 계열 벤처투자사다. 설립 이후 2년간 미래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총 4개의 펀드를 조성했고, 올해 안으로 2개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어서 전체 펀드 규모는 2천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말에는 운용자산 규모를 5천억 원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IBK벤처투자의 펀드 규모는 위벤처스(5천77억 원), 유안타인베스트먼트(4천882억 원), 캡스톤파트너스(4천825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 경쟁사는 1980~2010년대에 설립된 데 비해 IBK벤처투자는 불과 2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낸 만큼,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성장 속도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 성과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료합성장비를 제조하는 제이피이노베이션은 IBK벤처투자의 자금으로 생산설비를 확충한 뒤 올해 매출이 전년도 대비 3배가 넘는 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AI 개발사 아이디어오션은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다. 로봇 지능점검 업체 시에라베이스는 일본 시장 진출과 함께 제품 시연, 디자인 수상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고, 반도체 소재 업체 비엔에스알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의 공식 벤더로 등록됐다.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산업 재편의 흐름 속에서 국책은행 계열 투자사가 맡아야 할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기술 기반 신산업에 성장 동력을 제공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는 투자 대상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전략 조언과 파트너 연결 등도 제공해 왔다며, 앞으로도 산업 현장에서 혁신 생태계를 함께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력을 갖춘 유망 스타트업이 자금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을 걷는 국내 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동시에, 국책은행이 민간 자본이 회피하기 쉬운 초기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에 나섬으로써 ‘생산적 금융’의 방향성을 실현하는 좋은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