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진흥주간 2025] DSRV 최고전략책임자 “스테이블코인, 금융 인프라 재편의 핵심축”

| 하이레 기자

서병윤 DSRV CSO가 기존 금융망의 한계를 지적하며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금융 질서의 도래를 예고했다.

서병윤 DSRV 최고전략책임자(CSO)는 4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E에서 열린 ‘2025 블록체인 진흥주간 X 웹 3.0 컨퍼런스’에서 “금융의 근본 체계가 블록체인 기술과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흐름에 올라타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뒤처질 수 있다”며 “AI 에이전트 결제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CSO는 현재 금융 시스템은 시대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100여년 전 시작된 웨스턴유니온은 여전히 메시지와 실제 송금이 분리된 전신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약 50년 된 비자(Visa)와 스위프트(SWIFT) 시스템에도 이러한 구조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는 매년 막대한 유지 비용을 투입해 폐쇄형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반면 비트코인은 비자 같은 기업만 들여다볼 수 있었던 장부를 전 세계 누구나 열람하고 일정 주기로 검증·업데이트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비자보다 효율적이고 저렴한 결제 네트워크”이며 “이더는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24시간 멈추지 않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인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재산적 가치, 거래 수수료, 검증 보상으로 역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의 달러 USDT 거래 현황을 보여주며, 일반 송금 앱에서는 실제 돈이 이동하는 데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지급과 청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아토믹 결제(Atomic Settlement)’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몇 초 만에 자산이 실시간으로 이전되고 중개기관이 사라지는 P2P 거래가 가능하며 수수료 역시 크게 낮출 수 있다”며 “이처럼 효율적인 기술이 있는데 비자 같은 폐쇄망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서 CSO는 모든 금융 거래는 결국 온체인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스테이블코인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88%가 코인 거래에 사용되고 있지만 나머지 12%는 실생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며 “남미 등의 지역에서는 임대료나 상점 결제에도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이 지니어스법(Genius Act) 제정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제도화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무역 대금을 결제할 경우 한국 법인 입장에서는 현행 제도상 불법이 될 수 있다”며 기업 계좌로 스테이블코인을 받을 수 없어 개인 월렛을 통해 현금화해야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서병윤 CSO는 “한쪽에서는 통화 관리와 자본 유출 우려를, 다른 쪽에서는 ‘누가 쓰겠느냐’는 회의론을 내세우며 제도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은 빠르게 결제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을 통합하고 있다”며, 페이팔의 비트코인 구매 및 스테이블코인 결제 지원, 싱가포르의 그랩페이(GrabPay), 미국의 로빈후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로빈후드는 주식을 토큰화해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였다”며 “글로벌 금융 구조가 이미 온체인화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DSRV CSO는 한국은 글로벌 흐름에 비해 규제와 기술 모두 늦은 상황이라며 “금융 규제 준수(KYC·AML)와 체인 간 상호운용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업 전반에서 이미 이러한 준법 요건을 기술에 반영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토큰 표준 도입 흐름 사례도 공유했다.

기존 토큰 표준인 ERC-20에는 신원인증 기능이 없어 자금세약에 노출될 수 있었지만 ERC-3644 토큰 표준은 스마트컨트랙트에 신원인증 결과를 포함시켜 화이트리스트 주소 거래만 허용하고 필요 시 지갑 동결도 가능하다며 “미국 증권예탁청산기관(DTCC)도 이 표준 협회에 가입해 주식 거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CSO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는 수많은 기술과 플레이어가 존재하며 JP모건·골드만삭스 같은 월가 기관들도 자체 체인을 개발 중”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업계가 함께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 재편을 이끄는 핵심 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25 블록체인 진흥주간 X 웹 3.0 컨퍼런스’는 블록체인과 웹3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신뢰사회의 미래상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공동 주관한다.

전통 금융기관, 블록체인 기업, 학계가 함께 참여해 스테이블코인, 인공지능(AI), DID, RWA(실물자산 토큰화) 등 차세대 인프라의 제도권 편입 전략을 논의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 기반 디지털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는 구체적인 비전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