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기술이 벤처 투자 시장에서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GLP-1 계열 치료제가 폭발적인 수요를 끌며, 관련 스타트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과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창업 3년 만에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에 팔린 메트세라(Metsera)의 사례가 있다.
미국 제약 대기업 화이자(PFE)는 최근 메트세라를 최대 1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 거래는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의 인수 제안과 그에 따른 논란 속에서 성사됐다. 지난해 상장을 마친 메트세라는 아크벤처파트너스가 최대 주주로, 이미 5억 달러 이상의 벤처자금을 확보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기업이다.
GLP-1 세대 도래 이후 투자자들은 기존 체중 감량 접근법에서 벗어나 바이오 기반 치료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성인의 약 12%가 GLP-1 약물을 사용 중이며, 추가로 14%가 사용 의향을 밝힌 만큼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 사례는 최근 6억 달러(약 8640억 원)의 시리즈B 유치를 성공한 케일레라 테라퓨틱스(Kailera Therapeutics)다. 이 기업은 GLP-1 기반 체중감량 주사제를 개발 중이며, 중국에서의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확보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버디바 바이오(Verdiva Bio)도 4억 1,1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확보하며 미래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비만 치료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모두 GLP-1 기반만은 아니다. 보스턴 소재 신티스 바이오(Syntis Bio)는 소장을 활용한 먹는 약물로 비만 치료를 시도하며 3,300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끌어모았다. 헬리코어 바이오파마(Helicore Biopharma)도 위 억제 호르몬 GIP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며 6,500만 달러의 시리즈A 자금을 확보했다.
엑시트 사례도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 바이오에이지 랩스(BioAge Labs)는 노화 생물학 기반 치료로 NASDAQ에 상장하며 벤처투자로만 2억 9,0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한 바 있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일라이 릴리(LLY)는 2년 전 버사니스 바이오(Versanis Bio)를 최대 19억 달러(약 2조 7,400억 원)에 인수하며 업계를 다시 주목시켰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오우라(Oura)가 대사 건강 추적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 베리(Veri)를 비공개 금액에 인수하며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에도 혁신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치료제의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과 설사 등이 보고되고 있지만, 사용자의 만족도나 수요는 여전히 높다. 이 같은 흐름은 풍부한 시장 기회를 제공하며, 차기 유니콘 스타트업에서 상장 기업, 대형 제약사의 인수대상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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