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주차 주간 브리핑 — AI 균열과 연준 공포, 그리고 500억 달러의 유동성… 거대한 힘이 충돌한 한 주

| 토큰포스트 리서치

리스크 온에서 패닉까지… 극단을 오간 한 주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월요일 강한 랠리로 출발했다가 목요일 패닉 매도까지 이어지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은 주초 미국 정부 셧다운 해결 기대에 힘입어 위험자산 전반에서 매수세가 확산됐지만 그 분위기는 단 ‘사흘’ 만에 무너졌다.

AI 기술주의 급락, 충격적인 노동시장 지표, 연준(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동시에 쏟아지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암호화폐 역시 이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9만 8천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5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고, 달러·국채·주식까지 모두 조정을 받는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 장세가 연출됐다.

AI: 신앙에서 질문으로… ‘균열’이 드러난 주간

이번 주 시장의 핵심은 기술주, 특히 AI 섹터의 급격한 신뢰 붕괴였다. 투자자들은 “AI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무한한 서사 속에서 갑자기 현실적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1) 전력 인프라 부족이라는 ‘물리적 벽’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CoreWeave) 주가가 전력 공급 지연 이슈로 급락하면서, 시장은 처음으로 AI 확장의 ‘물리적 한계’를 직시했다. 전력이 모자라 AI가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2) 오라클의 500% 부채… AI 경쟁의 본질을 드러내다

바클레이즈는 오라클의 부채비율(약 500%)을 문제 삼아 투자의견을 ‘매도’로 내렸고, 이는 AI 확장이 건전한 성장 경쟁이 아니라 ‘부채 기반의 레버리지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드러냈다.
“누가 더 많은 빚을 내서 버티느냐”는 식의 경쟁 구조가 드러나며 AI 신화의 내부 균열이 한꺼번에 시장에 노출된 셈이다.

중국의 AI 부상, 글로벌 수요 악화… 외부 충격도 겹쳤다

AI 내부의 균열에 더해 외부 충격도 목요일 시장 급락을 가속했다.

1) 중국의 AI 추격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예상보다 강한 AI 성과를 발표하며 “AI는 미국 독주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시장에 번졌다. 이는 미국 기술주의 밸류에이션과 성장 기대를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강력한 변수였다.

2) 글로벌 IT·반도체 수요 둔화

일본 키옥시아의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PC 등 글로벌 IT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결국 AI 칩 대장주인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고, 기술주는 전방위적으로 하락했다.

암호화폐: 대안 자산이 되지 못한 한 주

전통자산이 흔들릴 때 종종 ‘대안 자산’으로 부각되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엔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장 전체의 공포가 워낙 강해 비트코인·이더리움 포함 주요 코인은 위험자산 군과 함께 하락했다.

다만 개별 자산 흐름은 갈렸다. XRP는 ETF 승인 기대감으로 8.5% 급등했고, 반대로 최근 강세였던 프라이버시 코인은 크게 조정받았다.

시장을 뒤흔들 잠재적 ‘게임 체인저’: CFTC의 레버리지 현물 거래 허용 검토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신호는 미국 CFTC가 레버리지 기반 현물(BTC·ETH) 거래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ETF에 버금가는 구조적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토큰포스트 리서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보수적으로 5%의 자금만 평균 5배 레버리지를 사용할 경우, 첫 해 최소 500억 달러의 신규 유입이 가능하다. 이는 현물 ETF 출시 이후 7개월간 미국 시장에 들어온 순유입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거시경제: 공포를 키운 노동지표와 연준의 매파 스탠스

이번 주 패닉 매도는 AI 균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노동시장 악화 + 연준의 냉담한 태도라는 조합이 투자 심리를 무너뜨렸다.

● 민간 고용 -4.5만 명

● 일부 기관은 -5만 명 전망(2020년 이후 최악)

● 해고 계획(Challenger Report)은 2003년 이후 최대치

경제는 빠르게 식어가는데 연준은 “아직 금리 인하할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시장의 기대를 꺾었다.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일주일 만에 70% → 50%로 급락했다.

반대편에서 시장을 떠받치는 초대형 요인: 미국 재무부(TGA)의 유동성 방출

셧다운 기간 동안 재무부 일반계정(TGA)에는 1조 달러 넘는 현금이 쌓였다. 셧다운 종료로 정부 지출이 재개되면서 이 자금이 11월 하반기만 1,000억 달러 이상 시장으로 풀릴 전망이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TGA 잔고가 월 800억 달러 이상 줄어든 달에는 비트코인이 61% 확률로 상승, 평균 수익률은 +8.8%였다. 유동성은 확실히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변수다.

다음 주, 시장의 운명을 가를 단 하나의 이벤트: 엔비디아 실적 발표

모든 시장의 관심은 11월 19일 발표될 엔비디아(NVDA) 실적로 모이고 있다.

엔비디아의 PER은 43배 수준.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 실적이 한 발짝만 미달해도 AI 섹터 전체가 급락할 수 있다. 이번 주 패닉이 ‘일시적 조정’인지, ‘추세 전환의 시작’인지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막대한 유동성과 균열 난 신화의 정면 충돌

이번 주 시장은 두 거대한 힘이 정면 충돌하는 구도로 요약된다.

과연 새 유동성의 힘이 흔들리기 시작한 AI 신앙을 덮어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한 번 금이 간 신화는 회복이 어려울까. 그 답은 다음 주 시장, 특히 엔비디아 실적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