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변동성을 키우며 전반적으로 혼조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규제 이슈부터 ETF 자금 이동, 채굴자 동향, 대형 청산까지 다양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단기적인 방향성 부재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영 전력사 테나가 나시오날(TNB)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암호화폐 채굴 시설의 전력 절도로 약 11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최소 1만 3천여 곳에서 계량기 조작과 무단 전력 연결이 적발됐다고 밝히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유틸리티 인프라 관련 문제가 반복되는 가운데, 채굴 산업이 현지 전력망에 미치는 부담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서 6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 18일 하루에만 7,468만 달러가 빠져나갔으며, 블랙록의 ETHA에서만 1억 6천만 달러가 이탈했다. 다만 일부 ETF에서는 유입이 감지되며 방향성은 혼재된 상태다. 이와 동시에 채굴자들은 최근 7일 동안 777 BTC를 순매수하며 하락 국면에서 매도보다 축적에 집중한 흐름을 보였다. 온체인 분석가들은 이를 공급 측면의 미세한 변화로 해석하며,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단기 변동성은 선물 시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24시간 동안 2억 8천만 달러 규모의 강제청산이 발생했고, 특히 롱 포지션이 1억 5천만 달러 이상 쓸려나가며 최근 강세 이후 누적된 레버리지가 빠르게 정리되는 모습이다. 청산은 바이낸스와 바이비트를 중심으로 집중됐고, SOL과 ZEC 등 일부 알트코인에서는 양방향 청산이 동시에 확대됐다. 디파이 분석 기업 센토라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압박이 이어지며 에테나의 USDe 시총이 지난 한 달 사이 35% 이상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및 기업 동향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후오비 설립자 리린이 이끌던 10억 달러 규모의 ETH 비축 기업 출범은 결국 무산됐고, 나스닥 상장사 IP스트래티지는 스토리 생태계 기반 RWA 프로젝트 토큰 ARIAIP와 APL을 전략적으로 매수하며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다변화에 나섰다.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토러스(Taurus)는 카이코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가격·유동성 데이터를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온도파이낸스는 리히텐슈타인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 EU 내 토큰화 주식 및 ETF 제공이 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시장 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비트코인 관련 분석에서는 서로 엇갈린 평가가 이어졌다. Matrixport는 스트래티지(MSTR)의 비트코인 강제 매도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낮지만, 주가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CE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회사 역시 80~90% 조정에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비트코인이 주식시장의 선행지표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과거 데이터상 BTC 하락 후 S&P500이 62% 확률로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비축에 나서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이 먼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 가격은 단기적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19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은 9만 1천 달러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하며 장중 9만 달러 초반까지 밀렸다가 다시 9만 2천 달러선을 회복하는 강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더리움은 3천 달러 초반에서 반등하며 소폭 상승했고, XRP·솔라나·도지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도 대부분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3.1조 달러이며, 스테이블코인·디파이 시장의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파생상품 거래량도 하루 새 23% 줄어들며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ETF 자금 유출과 강제청산, 규제 이슈가 얽히며 단기적으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비중이 줄어드는 과정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높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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