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니콘 20곳 탄생… AI·에너지 스타트업 급부상

| 김민준 기자

10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총 20개의 스타트업이 새롭게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하며, 유니콘 보드에 445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가 추가됐다. 이는 지난 3년간 가장 높은 월간 증가폭으로, 최근들어 유니콘 등재 흐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에 유니콘으로 새로 편입된 회사 중 11곳은 미국 기업이었으며, 중국이 3곳, 스웨덴이 2곳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유럽, 영국, 독일, 우크라이나, 인도 등에서 각각 1개 업체씩 유니콘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미국 뉴욕의 AI 모델 개발사 리플렉션으로, 8억 달러(약 1조 1,500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블록체인 결제 스타트업 템포는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았다.

한편, 기존 유니콘 기업 가운데 3곳이 최근 인수 또는 상장 등의 방식으로 유니콘 보드에서 이탈했다. 비밀번호 없는 인증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티치는 트윌리오에 인수됐고, 직원 경험 플랫폼 넥스싱크는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품에 안겼다. 또 데이터 관리 툴 업체 디비티랩스는 파이브트랜이 인수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기반의 출장·경비관리 플랫폼 나반, 중국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기업 주수이탄, 베이징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 이스윈 머티리얼 등이 IPO를 통해 유니콘 졸업 대열에 나섰다.

업종별로 보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4개 회사가 새롭게 유니콘에 등극하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리플렉션 외에도 파이어웍스 AI, n8n, 랭체인 등이 각각 10억~4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토대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운송 부문에서는 자율주행 배송밴 구축 기업 젤로스와 전기트럭 업체 아인라이드 등이 관심을 끌었다. 건강관리 분야에서는 종양 치료기업 히스토소닉스와 여성용 체중 감량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쉬메드가 유니콘 타이틀을 얻었다.

주목할 만한 다른 분야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에너지 스타트업 베이스파워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의 시리즈 C를 받아 40억 달러 가치로 올라섰으며, 우주항공 스타트업 스토크 스페이스도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인정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전자상거래, 금융, 웹3, 반도체, 방산기술, 뷰티 등 다양한 업종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며 시장 다변화 흐름이 뚜렷했다.

이번 분석은 크런치베이스의 유니콘 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지난 한 달간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 스타트업만을 신규 유니콘으로 집계했다. 기업 가치 산정은 투자 라운드를 기준으로 하며, 내부적인 기업 평가나 시장 재평가는 반영하지 않는다. 최근 글로벌 AI 열풍, 친환경 에너지 및 금융 혁신에 대한 관심이 유니콘 급증의 핵심 배경으로 꼽히는 가운데, 업계는 향후 몇 개월간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