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코인, 네트워크 구조조정 속 ‘효율성’ 중심 진화…스마트 컨트랙트·데이터 수요 견조

| 이도현 기자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파일코인(Filecoin)의 2025년 3분기 네트워크 현황을 분석하며, 스토리지 운영의 구조 조정 속에서 데이터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검증된 데이터 온보딩과 활용률 향상이 네트워크의 전환 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탈중앙화 스토리지 플랫폼으로서의 미래 가능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동안 파일코인 네트워크의 스토리지 용량은 3.0 엑사바이트(EiB)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활용률은 32%에서 36%로 상승했다. 이는 v27 ‘골든 위크(Golden Week)’ 업그레이드 이후 비효율적인 채굴자들이 탈퇴하고 고성능 운영자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통합 덕분에 전체 네트워크 용량은 줄었지만, 단위 용량당 실제 사용 데이터 비중은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활성 스토리지 수요도 견고했다. 전체 저장 데이터는 1,110 페비바이트(PiB)로, 전분기 대비 1%만 소폭 감소한 반면, 일일 평균 신규 거래량은 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 온보딩 데이터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데이터셋의 유지 및 활용이 강하게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연구와 기업 수요에 기반한 대형 검증 데이터셋의 활용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1,000 테비바이트(TiB)를 초과한 대규모 데이터셋은 925개로 전분기 대비 7% 증가했다. 메사리 리서치는 이를 기업 및 연구자 중심 내구성 스토리지 수요의 반영으로 해석했다.

한편, 경제적 지표 측면에서 파일코인 네트워크의 총 수수료 수입은 전분기 대비 14% 증가한 79만 3,00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가의 중심은 페널티 수수료로, 전체 수수료의 99.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반면, 기본 수수료와 배치 수수료는 v27 업그레이드 후 일부 레거시 처리 방식이 종료되며 97% 이상 급감하거나 사실상 0으로 떨어졌다. 메사리 리서치 측은 이처럼 수수료 구조가 재편된 이번 분기가 경제 모델 전환기의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FIL의 시장 데이터도 변화가 감지된다. FIL의 유통 시가총액은 15억 달러로 전분기(16억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으며, 토큰 가격은 5% 하락한 2.1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통량은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6억 9,240만 FIL로 나타나, 낮은 가격 저점에서의 수요 유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스테이킹 활동은 5분기 연속 감소했음에도 FIL 기준 스테이킹 규모는 1억 2,700만 FIL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DeFi 예치금(TVL)도 FIL 기준으로는 3.6% 하락에 그쳤다. 다만 DeFi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FIL 연간 수익률은 52%에서 24% 수준으로 급감했다. 메사리 리서치는 이를 수익률의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하며, DeFi 기회가 고점에서 조정을 겪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USDFC 스테이블코인의 공급량은 전분기 대비 8.5% 감소하며 출시 이후 최초의 수축을 기록했다. 이는 FIL 가치 하락과 온체인 수익률 감소에 따른 발행 인센티브 약화에 기인한다. 그러나 페그 안정성과 유통 구조는 건강하게 유지돼 생태계 내 신뢰도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일코인이 한층 진화된 기술 네트워크로 확장되고 있다는 정성적 지표도 확인됐다. FVM(Filecoin Virtual Machine)을 활용한 스마트 컨트랙트 도입과 함께, EVM 호환성과 온체인 데이터 온보딩 자동화 개선 등의 업그레이드가 병행됐다. 특히 데이터 소유 증명을 덧붙인 핫스토리지 계층, 아카브 클라우드의 S3 호환 스토리지 통합 등은 기업·개발자 친화적 접근 기반을 확대했다.

실제 대형 콘텐츠 및 연구 조직과의 파트너십도 확대되고 있다. 프렐링거 아카이브, 로힝야 프로젝트, 디지털 퍼블릭 도서관 등이 파일코인 지원을 받아 콘텐츠를 보존하고 있으며, CROSSLUCID, 디스토어, 아카브 같은 민간 기업도 스토리지와 데이터 솔루션을 파일코인 인프라에 구축하고 있다.

3분기 전반을 요약하자면, 파일코인은 네트워크 구조를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하며 기술과 수요의 균형을 도모하는 통합기를 맞이하고 있다. 메타 할당자 경로, 새로운 온보딩 툴, FIL-빌더스 주도의 해커톤 등 커뮤니티 참여도와 개발자 환경 역시 강화돼, 장기적 검증 가능한 데이터 인프라 네트워크라는 비전 실현에 탄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