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투자 열기 재점화…칼시, 10억 달러 메가딜 선도

| 김민준 기자

미국 벤처 시장이 연말을 앞두고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12월 첫째 주 한 주 동안, 미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대규모 투자 건 가운데 10건의 메가딜이 확인됐다. 이번 주 압도적으로 주목받은 곳은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Kalshi)로, 공식적으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를 확정 지었다. 이는 올 한 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 유치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칼시는 뉴욕에 본사를 둔 예측 시장 플랫폼으로, 크립토 중심 투자사 패러다임(Paradigm)이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었지만, 이번 투자 유치는 칼시가 본격적으로 기관 시장과 규제 내 합법적 예측 플랫폼으로 성장 중임을 보여주며, 향후 벤처 시장 내 규제 수용형 웹3 모델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다.

방산 기술 영역에서는 전직 스페이스X 출신 인재들이 2022년 설립한 캐스텔리온(Castelion)이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를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유치했다. 캐스텔리온은 극초음속 탄약을 개발 중이며, 알티미터 캐피탈과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가 투자를 이끌었다. 미 국방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AI 인프라 부문에서는 클라우드 백업 기술을 제공하는 이온(Eon)이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시리즈 D 라운드에서 유치했다. 창업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기업 가치를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로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는 엘라드 길(Elad Gil)의 길 캐피탈이 주도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강세를 보였다. 텍사스 오스틴에 기반을 둔 커레이티브(Curative)는 무과금 건강보험 모델을 무기로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확보했으며, 기업 가치는 12억 7,000만 달러(약 1조 8,300억 원)로 평가됐다. AI 기반 건강보험 플랫폼인 앵글 헬스(Angle Health)는 1억 3,400만 달러(약 1,920억 원)를 시리즈 B에서 조달했다.

AI 기반 보안 플랫폼을 개발 중인 보스턴 스타트업 7AI는 설립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시리즈 A에서 1억 3,000만 달러(약 1,870억 원)를 유치했다. 반면, 생명공학 스타트업 프로테고 바이오파마(Protego Biopharma) 역시 같은 금액을 확보하며 바이오 분야의 지속적인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모래접착제(molecular glue)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스타트업 트리아나 바이오메디슨즈(Triana Biomedicines)는 1억 2,000만 달러(약 1,73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시뮬레이션 기반 소프트웨어 테스트 도구를 개발하는 안티테시스(Antithesis)는 제인 스트리트 캐피탈로부터 1억 500만 달러(약 1,510억 원)를 유치했다.

마지막으로, AI 서버 효율성 개선을 목표로 칩을 개발 중인 아시아도(Axiado)는 이번 주 10위에 올랐다. 시리즈 C+ 라운드를 통해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조달했으며, 매버릭 실리콘이 공동 투자자 명단에 올랐다.

각 투자 라운드는 11월 28일부터 12월 5일 사이 크런치베이스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정보를 기반으로 정리됐으며, 일부 투자건은 발표 시점 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연말에도 불구하고 미국 스타트업 시장이 여전히 대형 자금 유입을 받아내고 있는 가운데, 각 산업별로 치열한 기술 경쟁과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