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암호화폐 카드의 월간 결제액이 사상 처음으로 4억 600만 달러를 돌파하며 탈중앙화 금융(DeFi)이 일상생활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금융 리서처 스테이시 무어(Stacy Muur)는 이 기록을 “투자용 자금을 넘어선 실제 유틸리티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는 하락장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사용자들은 암호화폐를 저장이 아닌 소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돋보인 서비스는 중동 시장을 공략 중인 Rain이다. Rain은 2억 4천만 달러의 결제를 유도하며 전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전월 대비 22% 성장세를 보였다. 이 플랫폼은 Visa와 연동된 암호화폐 기반 카드를 제공해, 결제 시점에 암호화폐를 현지 통화로 즉시 전환해준다. 이렇게 사용된 금액은 대부분 식료품, 주유, 온라인 쇼핑 등에 쓰였으며, 중동 지역의 이주노동자 송금 수요까지 충족하는 확장성을 보여줬다.
그 뒤를 이은 RedotPay(9,100만 달러)와 Ether.fi Cash(3,600만 달러)는 각각 국경 간 결제와 스테이킹 결제모델을 강조했다. 특히 Ether.fi는 유동성 스테이킹 구조를 채택, 사용자가 암호화폐로 지출하면서도 스테이킹 보상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앞세워 9% 성장했다. Ready(구 Argent)는 사용자가 직접 키를 관리하면서 쓸 수 있는 카드 UX를 제공하며 전월 대비 58% 급증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MetaMask Card는 기능 개선 부재로 인해 30% 거래 감소를 겪었고, 사용자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결제 전문 분석 플랫폼 PaymentScan은 월간 거래액뿐만 아니라 일일 거래액과 사용자 수도 지속 증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 통계적 현상이 아닌, 반복적 사용 사례와 고객 행동 변화에 의한 결과임을 시사한다. Web3 네오뱅킹으로 불리는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들은 기본적인 은행 기능 외에도, 글로벌 접근성, 프로그래밍 가능한 자금 관리, 세금 절감 코드 등의 고급 기능까지 결합하고 있다.
특히 Ready는 사용자 직접 관리(Self-Custody)를 가능케 하면서도, 사용자 경험을 희생하지 않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Ether.fi는 자동화된 디파이 상품을 결제 카드에 통합함으로써 수익과 유동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Rain 또한 지역 집중 전략과 합법적 운영 구조를 바탕으로 규제 신뢰도를 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네오뱅크 및 결제형 토큰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22억 3천만 달러에 달하며, 2026년까지 월간 거래량 10억 달러 달성 여부가 주요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Visa/Mastercard 카드 네트워크의 대안까지 꿈꾸는 탈중앙화 결제 시장의 본격적인 실험이 시작된 셈이다.
암호화폐는 과연 투기 자산을 넘어 실사용 기반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향후 1년 간 Web3 결제 플랫폼들의 지속적 성장이 그 해답을 제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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